[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우승 후보인 리오넬 메시(파리생제르맹)가 무너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인 아르헨티나가 51위 사우디아라비아에게 덜미를 잡혔다.
아르헨티나의 1대2 역전패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대이변이었다. 월드컵 역사에도 남을 기적이었다. 사우디는 아르헨티나전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경기 다음 날인 23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며 환희에 차 있다.
그 '나비효과'가 우루과이와의 1차전(24일 오후 10시·한국시각)을 앞둔 벤투호에도 몰아치고 있다. 우루과이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는 떨어지지만 남미의 강호다. FIFA 랭킹은 14위로 대한민국(28위)보다 14계단 위다.
화려한 라인업도 자랑한다. 다윈 누녜스와 페데리코 발베르데는 빅클럽인 리버풀과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다. 손흥민의 토트넘 동료인 로드리고 벤탄쿠르, 김민재와 나폴리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마티아스 올리베라, 그리고 아틀레티코 마드리고 소속의 호세 히메네스도 무시할 수 없다.
부상으로 대한민국전에서 결장이 예상되는 로날드 아라우호는 바르셀로나 소속이다. 에딘손 카바니(발렌시아)도 지울 수 없는 존재다. 자국리그로 돌아갔지만 '핵이빨' 루이스 수아레스(나시오날)는 리버풀과 바르셀로나 출신이다.
센터백 권경원(감바 오사카)은 "카바니와 누녜스도 있지만 수아레스는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라 많이 부딪혀야 할 선수다. 꿈에서 나올 정도로 많이 생각하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꿈에 나온 적이 있다. 수아레스가 슈팅을 때렸는데 내가 막는 꿈을 꿨다"고 할 정도다.
사우디가 먼저 C조에서 '축구공은 둥글다'는 것을 증명하자 태극전사들도 고무됐다. 김진수(전북)는 "모두가 알다시피 축구는 강팀이 질 수 있고, 약팀이 이길 수 있는 경기"라며 "아시아 국가로서 사우디가 이겼으니,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이제 많은 분들이 원하는 것처럼 우리가 잘 준비해서 우루과이에 이기는 것만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손준호(산둥)도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팀의 모든 경기를 챙겨봤다. 같은 아시아 국가지만 경기에 임하는 자세와 이기고 싶어하는 마음이 큰 거 같다"며 "두 경기에서 아시아팀이 패했지만 사우디가 이기면서 아시아 국가가 다 지지 않았다. 우리도 아시아 사람으로 잘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경기를 준비하면서 사우디가 이기는 것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축구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메시는 사우디전 후 낙담했지만 "축구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사우디의 이변은 태극전사들에는 '희망 물결'이었다. 도하(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