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기자]"전술? 우리도 모른다."
ESPN 우루과이의 디에고 누노스 기자의 말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우루과이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진행한 훈련부터 카타르 입성 후 지금까지 거의 훈련을 공개하지 않았다. 경기 중에도 변화무쌍하게 전형을 바꾸는 디에고 알론소 감독의 특성까지 고려하면, 당연한 반응이다.
일단 우루과이 기자들은 4-4-2 혹은 4-3-3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알론소 감독 부임 후 자주 사용했던 포메이션이다. 키는 다윈 누녜스(리버풀)와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가 쥐고 있다. 이 둘의 위치에 따라 전형이 바뀐다. 4-4-2에서 누녜스는 루이스 수아레스(클루브 나시오날)와 투톱을 이룬다. 발베르데는 미드필드에서 오른쪽과 중앙을 오간다. 4-3-3에서는 또 다르다. 누녜스와 발베르데는 좌우 윙포워드로 변신한다. 중앙의 수아레스를 지원한다.
공격진의 조커가 될 수 있는 에딘손 카바니(발렌시아)와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플라멩구)는 정상 훈련을 소화하고 있지만, 아직 100%는 아니라는 후문이다. 이번 한국전 출전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어떤 전형이든 우루과이의 핵심은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다. 벤탄쿠르는 4-4-2에서는 수비적인 마티아스 베시노(라치오)와 함께 서고, 4-3-3에서는 마누엘 우가르테(스포르팅)-베시노와 짝을 이룬다. 4-3-3에서는 보다 공격적인 롤을 맡는다. 엘 에스펙타도르의 나후엘 베아우 기자는 "발베르데가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활약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벤탄쿠르가 훨씬 더 잘한다. 벤탄쿠르가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흐름이 바뀐다"고 했다.
니콜라스 델라 크루즈(리베르 플라테)도 4-4-2와 4-3-3 속 왼쪽 날개와 중앙 미드필더를 오가며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한다.
우루과이는 과거 수비의 견고함을 강조하던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 시절과 달리, 보다 유연하면서도 능동적인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기술과 속도, 센스를 갖춘, 전술의 키를 쥐고 있는 누녜스-발베르데-벤탄쿠르의 활약이 중요하다. 1982년 스페인 대회부터 40년간 9번의 월드컵을 현장에서 취재한 엘 리오네그렌세의 하비에르 데 레온 기자는 "젊은 트리오가 제 역할을 해야, 베테랑 선수들도 힘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루과이의 고민은 역시 수비다. 로날드 아라우호(바르셀로나)의 부상으로 계획이 꼬였다. 아라우호는 중앙 수비 혹은 오른쪽 풀백으로 우루과이 수비의 핵심 역할을 했다. 일단 좌우 풀백은 김민재와 한팀인 마티아스 올리베라, 기예르모 바렐라가 나설 것이 유력한 가운데, 중앙이 변수다. 호세 히메네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짝으로 36세가 된 베테랑 디에고 고딘(벨레스)이 낙점된 분위기다.
하지만 고딘의 출전 여부에 의견이 갈리고 있다. 데 레온 기자는 "고딘은 올 시즌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경험을 이유로 알론소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며 "폼만 놓고 보면, 우루과이의 구멍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베아우 기자는 "현지에서는 세바스티안 코아테스(스포르팅)의 기용을 원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했다.
도하(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