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가 잡고 싶은 내부 FA를 잡지 못한 기억은 거의 없다. LG에서 FA로 이적을 한 선수는 지난 2017년 우규민이 삼성 라이온즈로 간 이후 6년만이다.
뼈아프다. LG에 입단해 키워낸 주전 포수 유강남과 4번 타자 채은성을 이틀 연속 잃었다.
그나마 유강남의 빈자리는 베테랑 포수 박동원(4년간 65억원)으로 메웠지만 채은성의 공백은 내부에서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육성을 강조해왔던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가 FA시장에 참전하면서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래도 LG가 꼭 잡아야 할 선수에 대해서 머니게임에서 지는 경우를 는 보기 힘들지만 이번엔 샐러리캡이 가로 막았다. 불이익을 감수하고 샐러리캡을 초과해서라도 잡을 수는 있겠지만 LG는 결국 무리하지 않기로 하면서 채은성을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지난시즌 후 예비FA에 대해 비FA 다년계약을 했던 삼성과 SSG 랜더스가 승자로 떠올랐다.
SSG는 지난시즌이 끝난 뒤 예비 FA인 박종훈(5년 최대 65억원) 한유섬(5년 최대 60억원) 문승원(5년 최대 55억원)을 모두 장기계약으로 붙잡았다. 삼성도 구자욱과 5년 최대 120억원에 붙잡는데 성공했다.
만약 이들과 미리 계약하지 않았다면 FA 자격을 채운 박종훈과 한유섬 구자욱은 FA 시장에서 계약했던 몸값보다 더 많은 돈을 챙길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선수들도 지금의 FA 광풍이 이 정도일 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고, 소속팀에 대한 애정이 깊었기에 안전한 선택을 했다.
LG 팬들로선 왜 작년 시즌 후에 유강남과 채은성을 다년계약으로 묶지 않았냐고 질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후 LG는 FA 김현수와 4+2년에 최대 115억원에 계약했고, 외부 FA인 박해민을 4년 최대 60억원에 영입했다. 둘을 잡는데만 175억원을 들였기 때문에 유강남과 채은성까지 묶을 여유가 없었다고 보는 게 맞을 듯 하다.
물론 SSG가 이후 김광현과도 4년 최대 151억원에 계약해 4명을 잡는데만 총 331억원을 썼으니 LG는 왜 그렇게 하지 못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LG도 충분히 투자를 했다고 봐야 한다.
이미 벌어진 일이다. LG로선 채은성의 공백을 막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