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맥주 못팔아? 깎아줘.'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의 맥주 판매 금지령으로 인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거액의 소송에 휘말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영국 매체 '더선'은 'FIFA의 후원사인 맥주 글로벌기업 버드와이저가 2026년 월드컵 후원금에서 4000만파운드(약 640억원)를 공제해 줄 것을 요구하는 강경책을 들고 나왔다'고 보도했다.
버드와이저는 엄격한 무슬림 국가인 카타르가 호텔 등 극히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경기장과 경기장 주변 주류판매와 음주를 금지하면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당초 FIFA는 8개의 월드컵 경기장 모두에서 맥주와 기타 음료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카타르 정부의 완강한 방침에 굴복하면서 버드와이저가 스폰서 대가로 기대했던 '월드컵 특수'는 사라지게 됐다.
FIFA는 팬존 등 지정된 장소에서 맥주를 구입할 수 있고, 무알콜맥주 판매도 가능하다고 설명했지만 버드와이저의 실망감을 달래주기엔 역부족이었다. 더구나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사람이 3시간 동안 맥주을 안마셔도 살 수는 있다"며 카타르의 방침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버드와이저는 이번 카타르월드컵을 위해 6500만파운드(약 1040억원)의 스폰서 금액을 지급했다. 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열리는 2026년 대회서는 9500만파운드(약 1527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주류 판매 금지령이 확정된 이후 버드와이저는 공식 트위터를 통해 창고에 가득 쌓인 채 발이 묶인 캔맥주 사진을 게재한 뒤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나중에 삭제했지만 '이러면 곤란한데'라는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버드와이저는 카타르에서 판매하지 못한 산더미같은 맥주들을 우승 국가에게 기증하기로 하는 등 무언의 항의 표시를 했다. 결국 버드와이저는 금전적인 손실을 보상받는 방안으로 2026년 월드컵에서 당초 약속한 후원금을 9500만파운드에서 5500만파운드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외신들은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빌어 'FIFA가 계약을 위반했을 소지가 크다. 만약 FIFA가 버드와이저의 제안을 거부한다면 법적 소송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