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디펜딩챔피언 징크스' 따위는 화력으로 태워버리면 그만이다. 월드컵 2연패를 노리는 프랑스가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조별리그 첫 판을 대승으로 장식했다. 베테랑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36)가 멀티골을 터트렸고,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24)는 1골-1도움으로 이름 값을 해냈다.
프랑스는 23일 오전 4시(한국시각)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를 상대로 치른 2022년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4대1로 승리했다. 전후반 1골씩 넣은 지루는 티에리 앙리와 함께 프랑스 역대 A매치 최다골 타이기록(51골) 기록을 수립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는 대회 2연패를 노리는 강팀이다. 비록 대회 개막을 코앞에 둔 지난 19일, 핵심 공격수 카림 벤제마가 훈련 도중 입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지만 여전히 막강한 전력을 갖추고 있었다. 자신감으로 주장한 호주를 상대로 이를 증명했다.
양팀은 나란히 4-3-3 포메이션으로 나왔다. 프랑스는 위고 요리스 골키퍼 앞으로 벵자맹 파바르, 다요 우파메카노, 이브라힘 코나테, 뤼카 에르난데스가 포백 라인을 구축했다. 미드필더에는 오렐리앙 추아메니, 아드리앙 라비오, 앙투완 그리즈만이 출격했다. 최전방 공격수 스리톱으로 킬리앙 음바페와 올리비에 지루, 우스망 뎀벨레가 배치됐다.
호주는 매튜 라이언 골키퍼, 아지즈 베니쉬, 키예 로울레스, 해리 수타르, 나다니엘 앳킨슨이 포백 수비로 나왔다. 잭슨 어바인과 애런 무이, 라일리 맥그리가 중원 라인을 형성했다. 스리톱으로는 크레이그 굿윈과 미첼 듀크, 매튜 래키가 출전했다.
경기 초반 호주가 예상 외로 탄탄한 전력을 보여줬다. 강하게 프랑스를 몰아붙여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9분경 중원에서 공을 잡은 호주가 우측 코너로 길게 롱볼을 올렸다. 우측 코너에서 공을 잡은 레키가 프랑스 수비수 에르난데스를 제치고 박스 안쪽으로 낮고 빠르게 크로스했다.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크레이그 굿윈이 이를 받아 골문 오른쪽 코너로 강하게 차 넣었다. 프랑스는 선취골을 내준 데 이어 수비수 에르난데스까지 부상을 당해 교체되는 불운을 겪었다. 에르난데스는 첫 골로 이어진 롱패스를 수비하려 방향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무릎에 부상을 입어 곧바로 동생인 테오 에르난데스로 교체됐다.
하지만 프랑스의 불운은 여기까지였다. 예상보다 강한 상대의 기세에 잠시 눌렸지만, 차차 '디펜딩챔피언'의 본색이 살아났다. 결국 전반 27분 라비오의 동점골이 터졌다. 코너킥 상황에서 그리즈만이 올린 공을 호주 수비가 박스 밖으로 클리어했다. 그러나 교체 투입된 에르난데스가 다시 박스 안으로 올렸고, 이를 라비오가 정확한 헤더골로 호주 골망을 흔들었다.
프랑스는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5분 뒤 지루의 역전 골이 나왔다. 동점골을 터트린 라비오가 박스 왼쪽을 뚫고 중앙으로 패스하자 지루가 가볍게 차넣어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호주도 맞불을 놨다. 전반 추가시간에 잭슨 어빈이 박스 안에서 왼쪽 구석으로 헤더 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골대를 맞고 나오며 전반이 2-1 프랑스 리드로 끝났다.
후반전은 거의 일방적인 프랑스의 분위기였다. 중원에서부터 압도적인 볼 점유율을 유지하며 좌우 코너와 중앙을 가리지 않고 호주 진영을 파고 들었다. 후반 21분 에르난데스가 박스 왼쪽을 뚫고, 중앙으로 컷백했다. 그리즈만의 강슛을 호주 수비가 겨우 막았다.
하지만 1분 뒤 음바페의 쐐기골이 터졌다. 음바페가 좌측을 뚫고 날린 슛이 반대편의 뎀벨레에게 연결됐다. 뎀벨레는 수비를 제치고 얼리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음바페가 완벽한 헤더골로 연결했다. 음바페의 활약은 계속 이어졌다. 이번에는 지루의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했다. 역시 좌측 진영에서 가볍게 상대 수비를 제친 뒤 치고 올라가 크로스를 올렸고, 지루가 헤더 골로 멀티골을 완성하며 승기를 굳혔다. 월드컵 2연패를 향한 완벽한 스타트였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