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메시 짜오~ 메시 짜오~"
카타르 도하 레드라인 지하철에 리오넬 메시를 조롱하는 외침이 울려퍼졌다. 사우디 아라비아 팬들의 외침이었다.
사우디는 22일 오후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2대1로 승리했다. 첫 골을 내줬지만 연이어 2골을 넣으며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가 끝나고 취재를 마친 후 지하철을 타고 시내 중심에 있는 호스트 컨트리 미디어 센터(HCMC)로 향했다. 레드 라인 지하철에 탄 순간 재미있는 광경이 발생했다. 하나의 객차 안에 사우디 팬들과 아르헨티나 팬들이 함께 있었다. 의도치 않은 기묘한 동거였다.
사우디 팬들은 기고만장했다. 자신들의 응원가를 고래고래 불러댔다. 반면 아르헨티나 팬들은 조용히 있었다. 시무룩한 표정으로 사우디 팬들을 지켜볼 뿐이었다.
양 팬들의 접점이 있었다. 리오넬 메시였다. 메시는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었다. 그러나 팀을 승리로 이끌지는 못했다. 사우디 팬들은 아르헨티나 팬들을 향해 "메시 짜오~ 메시 짜오~"를 외쳤다. 무슨 말인가 했다. 물어보니 '잘가~'라는 의미의 차오(ciao)라고 했다. 메시를 조롱하는 말이었다. 그러자 아르헨티나 팬도 같이 "메시 차오~"를 외쳤다 .메시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했다.
사우디 팬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메시 돈 크라이(울지마 메시)"를 외치거나 "메시 슬립(메시는 한 것 없이 잠만 잤다)"고 조롱했다. 사우디 팬들의 외침은 멈추지 않았다. 시내 중심가인 므쉐립 역에 내렸다. 사우디 팬들도 함께 내렸다. 지나가던 다른 나라 팬들은 사우디 팬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사우디 팬들은 어깨를 으쓱한 채 거리를 누볐다. 이 날은 사우디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