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박호산과 오나라가 앙숙 케미부터 멜로 영화의 한 획을 그을 파격 키스신을 소화해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21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박소영·이찬·남인영 극본, 백승룡 연출)에서는 멜로 영화 주연을 맡은 메쏘드엔터 소속 배우 박호산과 오나라의 촬영장 뒷이야기가 안방극장의 반응을 폭발시켰다. 인력거꾼과 부잣집 딸의 신분을 뛰어넘는 절절한 러브 스토리와 달리, 촬영 현장은 매일이 '개판 오 분 전'이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로 만나 친남매 수준으로 친했던 두 사람이 어쩌다 만나기만 하면 옥신각신 싸우느라 바쁜 앙숙이 됐기 때문이었다.
무용과 나왔다고 무시 받기 싫어 열심히 대본 공부를 하는 나라가 보기엔 호산이 맡은 역할은 로맨틱한 인력거꾼. 그러나 정작 연극영화과를 나온 호산이 캐릭터 연구도 안 하는지 대본에도 없는 무식한 '벽치기'를 일삼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 호산 또한 나라가 예능 스케줄이 있다고 중간에 가버려 여자 주인공 분장을 한 남자 조연출을 앞에 두고 연기하자니 울화통이 터지는 건 마찬가지. 두 사람이 만날 때마다 육두문자까지 오갈 정도로 싸우니 촬영은 제대로 될 리 없었다.
이 때문에 촬영이 올 스톱되자 천제인(곽선영), 김중돈(서현우) 팀장까지 현장으로 출동했다. 배우들은 서로만 보면 으르렁대지 못해서 난리, 이를 보며 속 터지는 감독(박효준)은 "현장 진짜 개판이다", "이 영화에서 손 뗄 거다"라며 난리인 통에 배우와 감독을 어르고 달래기 바빴다. 메쏘드엔터가 투자까지 한 영화였기 때문에 이대로 엎어지는 것만은 막아야 했다. 하지만 호산과 나라의 사이는 점점 나빠졌다. 감정신 촬영 중, 나라가 억지로 뽑아낸 눈물을 호산이 마음대로 닦아내자 또 한바탕 싸운 것.
그런 와중에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키스신 촬영 날이 왔다. 가까스로 마음을 다잡았건만, 나라의 향수 냄새 때문에 호산이 대차게 재채기를 하는 바람에 나라의 얼굴에 침이 다 튀면서 분위기는 삽시간에 싸움 모드로 돌변했다. 심지어 거미 한 마리가 눈앞에 나타나면서 아수라장이 됐고, 드디어 폭발한 감독은 촬영을 접으려 했다. 그런데 뜻밖의 그림이 이들 눈앞에 펼쳐졌다. 좁은 차 안에서 벌레 알레르기가 있는 나라를 위해 거미를 잡으려 혈안이 된 호산과, 거미를 필사적으로 피하려는 나라의 거친 움직임이 격정적 그림을 만들어 낸 것. 카메라에는 사정없이 흔들리는 자동차와 엎치락뒤치락하는 두 남녀를 담았고, 그렇게 멜로 영화의 한 획을 그을 장면이 탄생했다.
호산은 '나의 아저씨' 때, '정희네'에서 나온 거미를 보고 알레르기가 있다며 소리를 지르던 나라를 기억했다. 나라는 그걸 잊지 않고 거미를 잡아준 호산에게 마음이 녹았고, 호산도 명배우 나라의 훌륭한 리드 덕분에 키스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추켜세웠다. 그렇게 모든 게 잘 마무리된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도 촬영 딜레이는 그 후에도 계속됐다는 '웃픈' 비하인드가 전해졌다. 사이가 다시 좋아지면서, 호산과 나라의 의욕이 덩달아 넘쳐 나, 찍었던 신을 찍고 또 찍으며 탱고 열정을 폭발시킨 것. 티격태격해도 카메라 돌아가면 열심히 하고, 결정적 순간에 나보다 일이 먼저인 프로 배우의 에피소드는 제인과 중돈 뿐만 아니라 안방극장에도 훈훈한 웃음을 유발했다.
5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3.8%, 최고 4.7%, 전국 가구 기준 평균 3.1%, 최고 3.8%를 기록하며 케이블 및 종편을 포함한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유료플랫폼 기준/닐슨코리아 제공)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