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해리 매과이어는 잉글랜드에서 가장 논쟁적 선수다.
그는 최근 맨유에서 최악의 폼을 보이고 있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맨유 팬들은 물론 잉글랜드 팬들의 야유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과이어는 이번 카타르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논란의 여지가 있었는데, 그는 21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조별리그 B조 1차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당일 베스트11 이름이 호명되자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던 잉글랜드 팬들은 매과이어 차례에만 목소리를 낮췄다. 전문가들도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잉글랜드는 이날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 섰고, 부카요 사카-메이슨 마운트-라힘 스털링이 2선에 자리했다. 주드 벨링엄과 데클란 라이스가 3선에 섰고, 루크 쇼-매과이어-존 스톤스-키에런 트리피어가 포백을 이뤘다. 골키퍼 장갑은 조던 픽포드가 꼈다.
잉글랜드의 가장 큰 무기는 측면, 그리고 세트피스였다. 잉글랜드는 이날 시종 이란의 측면을 흔들었다. 사카와 스털링이 안쪽으로 좁혀 플레이를 하면서 케인 역시 왼쪽으로 돌아들어가는 움직임이 많았다. 사카와 스털링이 안쪽으로 들어가면, 쇼와 트리피어가 그 공간을 적극적으로 노렸다. 쇼와 트리피어의 오버래핑은 잉글랜드 최고 무기였다. 쇼와 트리피어는 과감한 오버래핑과 정확한 크로스로 기회를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벨링엄의 첫번째 골과 스털링의 세번째 골이 터졌다.
또 하나는 세트피스였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당시 잉글랜드는 매과이어의 높이를 적극 활용한 세트피스로 재미를 봤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28년만에 4강까지 올랐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다시 한번 이 전술을 적극 노렸다. 매과이어는 높이와 힘을 앞세워 세트피스 마다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반 31분 트리피어의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왔다. 사카의 두번째 골도 매과이어의 헤더 패스에서 출발했다.
높이만으로도 충분히 위력적이었는데, 수비와 빌드업에서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매과이어의 전진 패스는 잉글랜드의 공격 속도를 높였다. 일단 이란전, 매과이어는 후반 22분 교체돼 나올때까지 실력으로 논란을 잠재웠다. 일단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믿음이 맞아 떨어지는 분위기다.
도하(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