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이얀(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약속의 땅'이 될까, 아니면 또 한번 눈물로 고개를 떨굴까. 월드컵이 '눈물'이었던 손흥민(토트넘)이 21일(이하 한국시각) 결전의 무대에 섰다.
'캡틴' 손흥민은 파울루 벤투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와 함께 그라운드를 뒹굴 동료들과 함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의 잔디를 밟았다. '햄스트링'이 불편했던 황희찬(울버햄턴)과 윤종규(서울)까지 가세한 '완전체'였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은 규정상 '잔디 보호'를 위해 결전을 앞두고 훈련을 할 수 없다. 분위기를 익히기 위한 '답사'만 한 차례 가능하다. 공식적인 용어는 'Familiarization(퍼밀리어라이제이션)', '친해지는 시간'이다.
드레싱룸을 둘러본 후 벤투 감독이 가장 먼저 등장했고, 손흥민 등 선수들이 뒤를 따랐다. 훈련이 아니어서 손흥민은 '마스크' 없는 얼굴이었다.
첫째도, 둘째도 잔디였다. 손흥민은 잔디를 손으로 만져보며 황인범과 의견을 교환했다. 그리고 홀로 떨어져 그라운드를 걸으며 상념에 잠겼다.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자신만의 시간'이었다. 이어 벤투 감독과도 1분 넘게 이야기했다.
일부는 사진을 담기도 했다. 잔디는 훈련장과 같은 종류라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길이가 짧아 볼 스피드가 빠른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예상된다.
황인범은 "잔디는 엄청 좋다 훈련장이 약간 딱딱한 편인데 훈련장보다는 푹신한 느낌이다. 훈련을 못해보는게 아쉽지만 와서 밟아보는것도 도움이 되는것 같다"고 말했다. 김문환도 "잔디가 너무 좋고 경기하기 딱 좋은거 같다. 훈련장이랑 비슷하지만 좀 더 푹신한 느낌이다. 아무래도 선수들이 경기하기에는 더 좋다. 에어컨 바람이 오는거 같다 시원한거 같다"고 했고, 백승호도 "앞에 경기하는 팀들이 어떻게 경기를 하냐에 따라 변할수 있겠지만 지금 상태로는 너무 좋다. 가만 있어보니까 시원함이 느껴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이 세 번째 월드컵인 손흥민은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에서 16강 진출 실패로 통한의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카타르에선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고 했다.
"모든 월드컵에서 잘 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세 번째 월드컵인데 누구보다 간절하다. 하지만 미래는 볼 수 없다. 그래서 마음보다는 더 잘 준비해야 한다. 내가 가진 에너지, 실력, 능력 등을 최대치로 뽑아내서 특별한 월드컵을 만들어 내고 싶은 것이 목표다."
4만여석 규모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8개 경기장 가운데 중앙에 위치해 있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숙소인 르 메르디앙 시티센터 호텔에서 차로 20분 정도 소요된다.
대한민국은 24일 오후 10시 이곳에서 우루과이를 첫 상대한다. 이어 가나, 포르투갈과 맞닥뜨린다. H조 4개팀 가운데 조별리그를 한 곳에서만 치르는 팀은 벤투호가 유일하다. 반면 다른 팀들은 조별리그를 모두 다른 경기장에서 갖는다. 대한민국에는 분명 '호재'다.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태극전사들의 홈이나 다름없다.
카타르 입성 후 20일 처음으로 하루 휴가를 통해 숨고르기를 한 태극전사들은 이날 훈련을 재개했다. 첫 번째 고지는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이다. 이제 결전까지는 사흘남았다. 알라이얀(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