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가 결국 코디 벨린저를 논텐더로 풀었다.
다저스는 19일(이하 한국시각) 내년 재계약 의사를 전달해야 하는 마감일을 맞아 벨린저를 논텐더로 분류했다. 즉 "벨린저와는 재계약할 생각이 없으니 자유롭게 시장을 돌아다녀도 된다"고 지정한 것이다. 방출이나 마찬가지다. KBO에서는 보류선수명단 제외다. 다시 말해 FA라는 소리다.
다저스가 그를 풀어준 이유는 기대치에 피해 몸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1700만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연봉조정자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내년 연봉은 최소 1800만달러가 넘는다. 몸이 아프지도 않은데 타율 2할 언저리를 치는 선수에게 그런 돈을 줄 구단은 없다.
벨린저는 작년 95경기에서 타율 0.165를 기록했는데, 앞서 겨울에 받은 어깨 수술과 3번의 부상 때문이었다. 그는 2020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 7회말 결승 솔로홈런을 터뜨린 뒤 과격하게 세리머니를 펼치다 어깨를 다쳤다. 결국 그해 겨울 수술을 받은 벨린저는 2021년 급격하게 부진에 빠진 것이다.
그 여파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강한 몸으로 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0에 19홈런, 68타점, OPS 0.654에 그쳤다. 규정타석 130명 가운데 타율 125위였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도 타격감을 찾지 못해 아예 선발서 제외되거나 우투수 상대로 대타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다저스 관계자는 얼마전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 후 어깨 수술을 받은 뒤 벨린저의 파워가 줄었고, 스윙의 범위에도 영향을 줬다고 본다"며 "작년 4월 다리 골절상도 스윙을 하는데 있어 하체의 움직임에 악영향을 준 것 같다"고 했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우리는 여전히 벨리의 능력을 강하게 믿는다. 그가 시즌 내내 얼마나 노력했는지도 안다"면서 "분명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걸 스스로 잘 알고 있는데, 내년에 진정한 힘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 아직 모든 걸 살펴볼 시간이 있다"며 여지를 뒀었다. 하지만 최종 결정은 예상대로 '방출'이었다.
그렇다고 벨린저에게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벨린저는 다저스에 남기를 원한다면 연봉 삭감을 받아들이고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면 된다. 또한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구단을 찾아나서도 상관없다. 시장에는 벨린저와 같은 좌타 거포를 필요로 하는 구단들이 수두룩하다.
MLB.com은 최근 벨린저가 갈 수 있는 유력 구단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꼽았다. 토론토는 주력 타선이 우타자 일색으로 좌타 거포를 영입해 밸런스를 맞춘다는 계획인데, 벨린저가 딱 맞는 선수다.
벨린저는 2017년 39홈런, 97타점을 올리며 내셔널리그 신인상을 받은데 이어 2019년에는 47홈런, 115타점을 때리며 MVP에 올랐다. 그런 실력을 다시 되찾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MLB.com은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40홈런을 우연하게 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기본 실력이 있어야 40홈런 이상을 때릴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벨린저의 외야 수비 능력은 톱클래스 수준이다. 2019년에는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동시에 수상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