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가나는 벤투호의 1승 상대로 평가됐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가나의 전력은 의외로 탄탄했다. "생각보다 강하다"는 평가가 알맞을 듯하다.
가나는 17일(이하 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셰이크 자예드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두 골을 몰아쳐 2대0으로 승리했다.
가나는 두 가지 변수 때문에 다소 객관적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였다. 우선 수문장이었다. 두 명의 주전 골키퍼가 부상으로 최종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1~2옵션 골키퍼인 조조 월라콧(찰턴)과 리차드 오포리(올랜도 파이리츠)가 낙마했다. 월라콧은 최근 훈련 도중 손가락 부상을 했고, 오포리 역시 오랫동안 부상에서 고생하다 최근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최종 승선하지 못했다. 결국 가나의 1번 골키퍼는 A매치 10경기 출전에 불과한 로렌스 아티 지기(세인트 갈렌)가 맡을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 변수는 귀화선수들이었다. 가나와 잉글랜드 이중국적자였던 에디 은케티아(아스널)와 칼럼 허드슨-오도이(바이엘 레버쿠젠)이 잉글랜드를 택했지만, 잉글랜드대표팀 최종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결국 귀화선수는 공격수 이냐키 윌리엄스(애틀레틱 빌바오)와 수비수 타리크 램프티(브라이턴)이 합류했다.
뚜껑이 열렸다. 이날 스위스전에서 가나의 골키퍼 불안은 없었다. 예상대로 선발 출전한 로렌스 아티 지기는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경기 초반 후방 빌드업과 크로스 처리 상황에서 다소 불안함을 엿보였지만, 경기 내내 큰 실수없이 실점을 막아냈다. 스위스의 골 결정력이 떨어진 부분도 있었지만, 로렌스 아티 지기는 공중불 처리와 페널티 박스 내 상대 슈팅 시 각도를 좁히며 선방하며 실점을 막아냈다.
귀화선수 중에선 램프티가 돋보였다. 빠른 스피드로 측면을 깊숙하게 돌파한 뒤 날카로운 크로스를 문전으로 연결하는 모습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에서 주로 교체로 출전하지만,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후반 교체된 신예 공격수들이 경계대상으로 떠올랐다. 오토 아도 가나대표팀 감독 후반 17분 선발 출전한 윌리엄스를 비롯해 조던 아예우, 다니엘 아프리이, 엘리샤 오우수의 체력을 관리해주는 모습이었다. 대신 스무살 카말딘 술레마나와 스물 둘의 앙투안 세메뇨 등을 투입했다.
이들은 공격 때마다 번뜩였다. 특히 1-0으로 앞선 후반 29분 추가 골을 만들어냈다. 왼쪽 측면에서 술레마나가 개인기로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 페널티 박스 왼쪽으로 돌파해 날린 슈팅이 상대 골키퍼에 맞고 공중으로 높이 뜨자 문전에서 기다리던 세메뇨가 논스톱 왼발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무엇보다 팀 핵심 미드필더 토마스 파르티(아스널)이 뛰지 않았는데도 유럽 강호 스위스와의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는 건 벤투호의 또 다른 부담이다.
벤투호가 또 다른 면에서 경계해야 할 건 가나 선수들의 개인기였다. 흑인 특유의 개인기는 공격 전개 시 돋보였다. 상대 강한 압박을 뚫어내는 무기였다.
가나의 탄탄한 전력은 벤투호의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