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중원을 지배하는 팀만이 웃을 수 있다. 우루과이에는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가 포진해 있다. 가나의 얼굴은 토마스 파티(아스널)다. 포르투갈은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유), 베르나르두 실바(맨시티) 등이 버티고 있다. 이름값만으로 세계적이다.
그래도 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미래가 없다. 벤투호에선 중원 자원인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정우영(알사드) 손준호(산둥) 백승호(전북) 그리고 이강인(마요르카)과 이재성(마인츠)이 뜨겁게 '그 날'을 준비하고 있다.
이강인의 역할은 여전히 미묘하다. 9월 소집에서 그의 출전 시간은 '0분'이었다. 이강인은 섀도 스트라이커, 중앙 미드필더, 윙포워드에 설 수 있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어떻게 활용할지는 미지수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최종엔트리에 승선시킨 후 "기술이 상당히 좋은 선수다. 여러 부분에서 발전을 보였기에 선발했다"고 설명했을 뿐이다. 활용도를 묻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중원의 세계도 요동치고 있다. 4-2-3-1에서 '더블 볼란치(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내세울 경우 황인범과 정우영이 짝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공격형에는 이재성(마인츠)이 한 발 앞서 있다. 하지만 '손흥민 변수'로 이재성이 측면으로 진출한다면 이강인에게도 기회는 있다.
4-1-4-1 형태로 '원 볼란치'를 세우면 그 자리는 정우영의 몫이다. 바로 위에는 황인범과 함께 이재성이 포진하는 것이 확률 높은 그림이지만 이강인도 도전장을 낼 수 있다. 정우영은 "대표팀 온 선수들은 모두 최고의 선수들이다. 어떤 선수든 각자 장점이 있고, 시너지 효과는 다를 것이다. 어떤 선수와 뛰어야 한다는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26세의 황인범도 월드컵이 새롭다. 어느덧 그를 제외하고 중원을 논할 수 없다. 황인범은 15일 알 에그라 트레이닝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두가 축구를 시작하면서 월드컵에 대한 꿈을 꿨을거다. 어렸을 때 가장 큰 목표로 삼은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특별하고 감사하다"며 "첫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팀적으로 준비하는데 있어 내 역할에 충실히 하고 싶다. 얼어 있지 않고 즐기고 돌아가고 싶다.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인범은 '벤투호의 황태자'다.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4년 동안 급속히 성장했다. 대전, 아산, 밴쿠버 화이트캡스, 루빈 카잔을 거친 황인범은 FC서울에서 단기 임대로 뛴 뒤 올 시즌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 이적했다. 적응도 문제 없었다. 올림피아코스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월드컵은 지금까지의 생활 중 가장 큰 무대다.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좋지 않은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런 것들로 자신감이 떨어지거나 용기를 잃지는 않을거다. 세밀함을 높일 수 있다면 내가 믿는 선수들이 공수에 있기에 연결고리를 잘 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뿌리깊은 나무는 어떠한 도전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12년 만의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위해선 중원에서 그 역할을 해야 한다. 도하(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