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배우 유해진이 연기에 대한 진심, 트리플 천만 배우가 되기까지의 긴 여정을 유쾌하게 표현했다.
16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장르, 역할 불문하고 모든 작품을 해내고야 마는 배우 유해진이 출연했다.
트리플 천만 배우인 유해진은 "그래서 이번에 왕 역할을 맡았나 보다"라며 개봉을 앞둔 영화 '올빼미'에서 인조 왕 역할을 맡았다고 소개했다.
데뷔 25년 차 유해진은 총 6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그는 "1년에 2편이면 25년을 알차게 보냈다"라고 회상했다. "길에서 연기 연습을 한다"는 그는 "연극적인 연기가 필요할 때 동네에서는 못한다. 집에서 하면 옆집에서 이상하게 생각한다"면서 "경기도 파주 쪽에 있다. 뚝방인데 사람이 없다. 영화 '이끼'때다. 제주도 목장에서 2주 동안 연습했다. 미친사람처럼 연기를 해야하는데 제대로 전달을 하기 위해 꽤 오랜 시간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원래 배우가 꿈이었다"는 유해진은 중학교때 故추송웅 선생님의 연기를 보고 배우의 꿈을 키웠다. 그는 "무대에서 독보적으로 보이더라. '내가 하고 싶었던 게 저건가' 싶었다"면서도 "당연히 반대가 심했다"고 이야기했다. "반대할 만한 얼굴이었다. 당시는 꽃미남이 배우를 하던 때다. 부모님 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많이 놀렸다"면서 "부모님 입장에선 연기를 하다 보면 어렵게 살 수 있지 않나. 왜 하필 그 길로 하느냐고, 군대 나올 때마다 물어보셨고 저는 '배우를 하겠다'고 계속 대답했다. 결국 말년 휴가때 아버지가 '네 생각이 굳은거 같은데, 할거면 열심히 잘 해라'고 하셨다. 인정 받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서울예대 연극과에 두 번 떨어지고 타 대학교 의상과에 진학했다 제대 후 27살에 서울예대에 입학했다. 늦은 나이에 입학한 그는 '올A'를 받아 '신구 장학금'을 받았다고. 졸업 후 배우 류승룡과 '동란' 극단생활을 했다는 유해진은 과거 '아르바이트 길거리 캐스팅' 에피소드를 밝혀 웃음을 안겼다. "한 번은 빵을 사러 갔는데 코트를 입은 신사 분이 비데 공장 아르바이트를 제안했다. 친구를 데려오라고 해서 류승룡과 비데 조립을 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라며 "그런 일이 많았다. 오토바이 면허 있냐고 묻더니 혹시 배달해볼 생각 없나고 하더라"고 이야기했고, 이에 조세호는 "길거리 캐스팅을 당하셨다"고 맞장구쳐 웃음을 더했다.
유해진은 영화 '블랙잭'으로 27살에 영화에 데뷔했다. 늦은 나이에 데뷔하게 된 그에게 '불안'에 대해 묻자, "불안은 늘 있었다. 그럴땐 '산'을 찾는다"라며 과거 대종상 수상소감을 언급했다. 또한 "배우 안성기 선배님이 '배우는 쉬고 있을때 어떤 시간을 보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반복되는 캐릭터에 대학로에서 연극을 하기도 했다"는 유해진은 "그때 차승원이 '어떻게 늘 좋은 역할만 하나. 영화 쪽에 거리를 두지 말고 가까이 두려고 해라'는 조언을 해줬다"면서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듣는 면모를 보였다.
유해진은 35살에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왕의남자'로 긴 무명을 벗었다. 그는 "제 목표가 35살쯤에는 '앞으로 이 일은 해도 비전이 있겠다'정도는 되어야하지 않겠나라는 마지노선이 있었다"면서, 광대 역할에서 왕 역할까지 변화된 자신의 모습에 감회가 새롭다고 이야기했다.
그런가 하면, 예능 프로그램에도 많이 출연한 유해진은 "마실을 갔다 올 수 있는 곳"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나영석PD와의 인연에 대해 "'1박2일' 당시 제안을 했는데 스케줄 때문에 못했다"면서 "차승원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제안받았고, 차승원 씨하고도 그런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저는 게임하고 오락 프로는 안 맞는다. 아침에 뛰는 것과 라디오 듣는 것을 지켜달라'고 해서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좋아한다는 유해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한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해 yes라고 할 수 있길"이라는 명언을 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유해진은 "마음 맞는 분들과 좋은 작품하면서 현장에서 웃고 있을 가 제일 행복하다"면서 "관객들에게 웃음이든 감동이든 그 순간만큼은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는 진심을 전하며 울컥하기도 했다.
olzllove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