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몸값'의 정주행 열풍이 뜨겁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전우성 최병윤 곽재민 극본, 전우성 연출)은 서로의 '몸값'을 두고 흥정하던 세 사람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후, 각자 마지막 기회를 붙잡기 위해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며 광기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스릴의 차원이 다른 생존 서바이벌을 완성한 '몸값'에 반응도 폭발했다. 공개 첫 주부터 역대 티빙 오리지널 중 시청UV 최고치를 달성한 데 이어, 2주 연속으로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및 시청UV 모두 1위를 기록하며 자체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것. 또한, 올해 공개한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중 3주차 기준 가장 높은 완주율을 기록했다.
센세이션을 일으킨 원작 단편영화의 파격성에 새로운 세계관을 덧입힌 '몸값'은 시작부터 화제를 불러 모았다. 고립된 건물에서 벌이는 광기 어린 사투, 극한의 위기 속에 충돌하는 인간들의 적나라한 욕망,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는 긴박감 넘치는 스릴을 선사했다. 퀘스트를 수행하듯 공간을 바꿔가며 탈출을 감행하는 이들의 모습은 원테이크 촬영으로 한층 리얼하게 구현됐다. 특히 아수라장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한 미장센과 디테일한 연출, 치열한 심리전을 펼친 배우들의 열연에도 찬사가 쏟아졌다.
무엇보다 확장된 세계관과 스토리는 장르적 쾌감을 극대화, 생존 서바이벌의 진수를 선보였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이에 전우성 감독과 함께 '몸값'을 새롭게 완성한 최병윤, 곽재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병윤 작가는 "긴 시간 동안 고민했던 이야기들이 많은 분들께 좋은 평을 받게 되어 너무 기쁘다"라면서 "다양한 성격은 물론 각자의 목표가 있는 인물들은 상대방과 부딪히기 마련이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고민했던 지점에서 대중도 재미를 느낀 것 같다"라고 전했다.
곽재민 작가 역시 "대중들이 재밌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감회를 밝혔다. 이어 '원테이크 촬영'과 '배우들의 열연'을 호평의 비결로 뽑으며 "보통은 편집 과정에서 만들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 '몸값'은 현장에서 많은 것들이 정해지는 프로젝트였다. 컷 한번 없이 현장에서 촬영과 배우들의 열연만으로 호흡을 만들어 낸 것이 놀라웠고, 대중도 이런 지점에 같이 반응해 주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센세이션을 일으킨 원작 단편 영화를 시리즈물(드라마)로 각색하는 작업도 쉽지는 않았을 터. 이에 최병윤 작가는 "원작을 안 본 사람도 경험할 수 있도록, 처음 단편 영화를 봤을 때 느꼈던 기분을 최대한 옮겨 심고 싶었다"라며 주안점을 밝혔다. 또한 "공간이 바뀌었을 때, 감독과 인물들이 호흡하는 공간을 상상하는 것이 중요했다. 작품 안의 시간과 작품을 보는 시간이 동일한 리얼타임으로 흘러가기에, 인물들의 말과 행동은 계산적으로 제약할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갇힌 공간 안에서 인물들의 동선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라고 원테이크 촬영의 효과를 배가하기 위한 세밀한 노력을 짚었다.
전우성 감독과 연극 등 다양한 작업으로 호흡을 맞춰온 최병윤 작가는 '몸값'에서 '양아남' 역으로 직접 출연해 힘을 더했다. 이에 최병윤 작가는 자신이 출연하기도 했던 '패닉룸' 장면이 인상 깊고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그는 "좁은 공간에서 촬영된 만큼 카메라 무빙, 배우들 움직임, 붐 마이크까지 동선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그러나 끓어오르는 에너지 속에서 놀라울 정도로 합이 잘 맞았고, 짜릿한 순간들의 연속이었다"라며 뜨거웠던 촬영장의 분위기도 전했다. 또 "촬영이 너무 재미있었고, 연기가 즐거웠다. 모든 순간들이 인상 깊었고, 짧지만 지금까지 버텨온 배우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라고 현장에서도 생각했다. 모든 배우들은 하나같이 생각하실 것"이라며 벅찬 감회를 전하기도.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아만자', 영화 '황야'(가제)를 집필한 곽재민 작가는 생존 서바이벌의 긴박감과 몰입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그는 '몸값'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과정에 대해 "사랑하기 어려운 악인들이 주인공인 이야기에, 이들을 살려 끝까지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단편이 완벽한 결말을 가지고 있었기에 당연히 부담이 있었다. 이때 '대지진'이라는 설정을 더욱 적극 활용하기로 생각했다. 이처럼 '극단적인 상황이 주어진다면 죽어 마땅한 악인들이 죽지 않고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가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확장된 세계관만큼이나, 공간 구성도 흥미로웠다. 이에 곽재민 작가는 "단편의 시점이 끝나고, 지진이 일어나면 새로운 그림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인공들이 지하까지 떨어져 물속에 흠뻑 젖는 순간 장편 시리즈 '몸값'을 위해 다시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범죄 흔적을 처리하는 양식장이라는 설정을 넣었다"라고 흥미로운 포인트를 짚었다. 또한 "상승만을 반복하는 것이 단조로울 수 있어 인물들에게 미션을 추가, 혹은 다른 방식으로 돌파하는 것들을 고심했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극의 변수로 작용한 '지진'에 대해서는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건물을 무너트리기도 하지만, 절대로 한 팀이 될 수 없을 것 같았던 형수와 주영 사이의 벽 역시 무너트리기도 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확장된 세계관 속 다양해진 인간들의 욕망은 '몸값'을 더욱 쫄깃하게 만들었다. '노형수'와 '박주영'의 캐릭터 변주, 그리고 '고극렬'이라는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은 극적 재미를 더했다. 곽재민 작가는 "형수와 주영의 캐릭터는, 단편에서 볼 수 없는 그들의 전사를 만들어야 했다. 형수의 죽음이 암시되며 카타르시스를 줬던 원작과 달리, 이 여정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응원을 받았으면 했기에 인간적인 면을 부각하려고 했다. 주영의 경우는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을 더 했고, 복수와 탈출을 꿈꾸는 캐릭터로 재탄생시켰다. 극렬은 또 다른 긴장을 불어넣는 존재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서 탄생하게 됐다"라며 캐릭터 구축의 비화를 밝혔다.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와 치열한 심리전을 펼친 진선규, 전종서, 장률의 신들린 시너지는 '몸값' 인기 비결의 일등공신. 작가들 모두 최고의 극찬과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병윤 작가는 "300% 만족한다. 상상 이상이었고, 신비로운 경험이었다"라고 극찬했다. 곽재민 작가도 "형수를 호감 가는 캐릭터로 만든 건 모두 진선규 배우 덕이다. 모두에게 재난인 상황이 주영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였으면 생각했기에, 홀로 번뜩이는 날카로운 눈빛을 상상했는데 전종서 배우가 딱 그랬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 합으로 서로를 못 믿는 상태로 끊임없이 의심하고, 심지어 적의를 퍼붓기도 하는 굉장히 특이한 버디물을 낯설지 않게 전달할 수 있었다"라며 감사 표했다. 이어 "고집부릴 때의 답답함과 무해해 보이는 유약함, 그리고 가끔씩 번뜩이는 절박함과 광기. 장률 배우는 상상해 온 극렬 그 자체였다"라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몸값'을 아직 시청하지 않는 분들을 향한 특별한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최병윤 작가는 "형수가 쉴 새 없이 떠들어 대는 말들, '과연 나라면? 어떻게 행동하고 받아들일지' 생각하며 지켜봐 달라"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곽재민 작가는 "노형수와 박주영, 두 사람의 거짓말이 어디까지 진실일까에 대한 게임을 즐겨 주시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원테이크 촬영이 주는 독특한 분위기를 맘껏 즐겨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은 티빙에서 1~6회까지 전편을 감상할 수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