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1라운드를 기분좋게 마무리했다. 지난 경기 풀세트 접전 패배의 찜찜함도 완전히 떨쳐냈다.
인삼공사는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시즌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GS칼텍스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0의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1라운드를 3승3패로 마무리지으며 리그 4위로 뛰어올랐다. 시즌전 예상에 비하면 성공적인 출발이다.
젊은팀과 젊은 감독이 만났다. 고희진 감독은 남녀배구 14개팀 사령탑 중 외국인인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을 제외하면 최연소다. 인삼공사도 정호영 박은진 이선우 등 국가대표 유망주가 즐비한 젊은팀이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베테랑 에이스 이소영과 한송이가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경기 초반 팀 블로킹을 리드하며 기선을 제압한 한송이, 그리고 중반 이후 엘리자벳을 뒷받침하며 상대 코트를 폭격한 이소영의 활약이 펼쳐졌다.
이소영은 이번 시즌 개인 최고 공격성공률(14득점·54.17%), 한송이는 6득점 2블록으로 개인 최다 득점을 각각 기록했다. 경기 후 두 사람을 만났다.
한송이는 "지난 경기 패배로 팀이 좀 다운됐었는데, 선수들과 코치진이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힘을 모은대로 잘됐다. 연습한대로 경기가 잘 나왔다"며 기뻐했다. 분위기를 휘어잡은 연속 다이렉트킬에 대해서는 "염혜선이 서브를 잘 넣어준 덕분이다. 고맙다. 아무래도 GS가 높이가 낮은 팀이라 공격하기 수월했던 것 같다"며 웃었다.
고희진 감독은 어깨 수술 대신 재활을 택한 이소영에 대해 "뛰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표현했다. 이소영은 "감독님이 많이 신경써주신다. 지금 통증이 없어 경기에 지장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염혜선과의 호흡에 대해 "연습할 때처럼 잘 되지 않아 늘 아쉬웠는데, 서로 '믿고 해보자'고 뜻을 모은게 좋았다"고 강조했다.
이소영은 주장이자 에이스로서의 책임감, 부담감에 대해서는 "없진 않지만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송이는 "(이)소영이가 부담이 클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혼자 팀을 끌고 갈 순 없다. 저나 (염)혜선이가 짐을 덜어주고 도와주려 애쓰고 있다"고 거들었다.
인삼공사의 중앙을 책임지는 정호영-박은진은 V리그를 대표하는 유망주들이다. 다만 고희진 감독은 "블로킹을 리드해주는 측면에서 한송이의 역할이 크다. 중앙에 안정감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한송이는 "어린 선수들이 하지 못하는 부분은 선배이자 언니로서 내가 맡아서 한다. 공격이나 블로킹 때 자세나 타이밍도 보이는 대로 한번씩 조언해준다"면서 "우리 팀은 셋이 로테이션하면서 풀어가야한다. 서로 도와가며 한 시즌을 버티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인삼공사는 신인 세터 박은지-리베로 최효서가 신인상 후보로 꼽힐 만큼 두각을 드러내는 팀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최효서는 한송이, 박은지는 이소영의 룸메이트다.
한송이는 "(최)효서는 참 덤덤하고 감정 기복이 없는 선수다. 어린 친구가 이렇게 하기가 참 어려운데…"라며 "우리 땐 지금처럼 자유로운 분위기가 아니었다. 선후배가 확실했고, 난 주전도 아니라서 눈치 보면서 주눅들어 있었다. 당당하게 자신있는 모습을 보니 역시 MZ세대는 다르구나 싶다"며 웃었다.
이소영도 "박은지는 신인데 참 대범한 친구다. 원포인트 서브 때려넣는 자신감을 보라"면서 "둘다 대견하고 기특하고 고마운 친구들이다. 난 신인 때 한송이 언니가 시키는대로 고분고분 말 잘 들었다"며 넉살좋게 웃었다.
장충=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