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생애 두 번의 팔꿈치 수술, 최근 4년간 4번의 부상자 명단(IL) 등재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흡사하다.
강속구 우완 네이선 이발디(32) 얘기다. 이발디는 이번에 FA가 돼 원소속팀 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퀄리파잉 오퍼(QO)를 받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는 올해 6월과 8월 각각 허리와 어깨 부상으로 두 차례 IL에 오르면서도 20경기에 선발등판해 6승3패,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했다. 109⅓이닝을 던져 20볼넷, 103탈삼진을 마크하기도 했다. 구위가 살아있다는 평가다.
보스턴 지역 라디오 WEEI 롭 브랫포드 기자에 따르면 이발디는 QO를 제안받은 뒤 보스턴과 장기계약 얘기를 하고 있다. 계약이 임박한 것은 아니지만, 양측이 합의를 위해 매우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스턴 구단은 왜 부상 경력이 많은 이발디에게 QO, 심지어 장기계약까지 제안한 것일까.
올해 QO는 1965만달러로 이발디가 최근 4년간 받은 평균 연봉 1700만달러보다 265만달러가 많다. MLB.com은 '크리스 세일이 부상으로 빠진 지난 3년간 에이스 역할을 했던 이발디는 올해 부상으로 고전했기 때문에 시장에 나가기보다는 QO가 더 매력적인 선택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발디는 QO를 받아들여 보스턴에서 1시즌을 더 뛰고 내년에 다시 FA 시장을 노크할 수도 있고, 아니면 장기계약을 맺고 보스턴에 눌러앉을 수도 있다. 이발디의 선택지는 넓은 편이다.
이발디는 텍사스주 앨빈고 2학년이던 2007년 토미존 서저리를 처음 받았다. 2008년 드래프트에서 LA 다저스에 11라운드 지명을 받고 사이닝보너스 25만달러에 입단한 그는 부상이 잦아 메이저리그 정착은 쉽지 않았다. 2011년 데뷔했으나, 풀타임 선발은 2014년 마이애미 말린스에서가 처음이다.
그리고 뉴욕 양키스 시절인 2016년 8월 두 번째 토미존 수술을 받는다. 그해 11월 양키스에서 방출된 그는 이듬해 2월 탬파베이 레이스와 '1+1년' 계약을 맺은 뒤 시즌을 통째로 재활에 쏟았고, 2018년 200만달러 구단 옵션이 시행돼 5월 복귀전을 치를 수 있었다.
그는 복귀전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상대로 6이닝 무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고, 그해 7월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된 뒤 12경기에서 5승4패, 평균자책점 3.33으로 부활을 알렸다. 덕분에 보스턴과 4년 6800만달러에 FA 계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4차례나 IL 신세를 져야 했다. 이발디는 2021년 모처럼 부상없이 풀타임 선발로 나서며 32경기에서 11승9패, 평균자책점 3.75를 올렸다. 규정이닝을 채운 것은 2014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였다.
이발디는 2016년 포심 평균 구속이 97.8마일로 최고를 찍었다. 팔꿈치 수술과 잦은 부상으로 2019년 97.5마일, 2021년 96.8마일로 줄었고, 올해는 부상 탓에 95.7마일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90마일대 후반, 최고 100마일에 이르는 직구를 던질 수 있다.
투수와 타자가 힘으로 맞붙는 메이저리그에서 100마일 강속구를 던진다는 건 매력적인 무기가 아닐 수 없다. 이발디는 더이상 부상 염려는 없어 보인다. 건강과 강속구, 이게 이발디를 둘러싼 시장의 주된 평가 요소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