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어느덧 연기 경력 10년 차에 접어든 '리틀 심은하' 배우 김혜윤(26). 그가 솔직하고 털털한, 그리고 풋풋한 새로운 '국민 첫사랑'으로 변주에 성공했다.
청춘 로맨스 영화 '동감'(서은영 감독, 고고스튜디오 제작)에서 솔직하고 당찬 매력을 가진 용(여진구)의 첫사랑 한솔을 연기한 김혜윤. 그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동감'을 선택한 이유부터 작품에 쏟은 애정과 열정을 고백했다.
2000년 개봉해 한국 로맨스 영화의 바이블로 남은 김하늘, 유지태 주연의 영화 '동감'(김정권 감독)을 새로운 감성과 스토리, 배우로 리메이크한 '동감'. 1999년의 남자와 2022년의 여자가 우연히 오래된 무전기를 통해 소통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11월 극장을 찾았다. 원작의 시대적 배경과 인물의 개성을 새롭게 탈바꿈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우리 시대로의 이야기로 재탄생된 '동감'은 청량한 케미와 업그레이드된 감성으로 늦가을 관객에게 풋풋하고 순수한 멜로 감성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동감'은 2018년 방영된 JTBC 드라마 'SKY 캐슬'로 괴물 같은 연기력을 드러낸 김혜윤의 새로운 변신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SKY 캐슬' 이후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 '어사와 조이', 그리고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를 통해 매 작품 강렬한 캐릭터를 소화한 김혜윤은 '동감'에서 솔직하고 당찬 모습으로 용의 마음을 사로잡은 기계공학과 99학번 신입생 한솔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며 특유의 사랑스러움과 청량한 매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김혜윤은 "영화를 보고 나니 내가 생각했던 시나리오랑 비슷하게 나온 것 같다. 다만 이번이 세 번째 영화인데 큰 스크린에 내 얼굴이 크게 나와 그래서 굉장히 부담스럽고 부끄럽게 영화를 봤다. 영화는 경험이 적어서 아직 부끄럽고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며 "이 작품은 시나리오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 선택했다. 원작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있었지만 실제 보지 못했는데 서은영 감독 역시 원작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촬영할 때는 원작을 보지 않았고 촬영을 다 끝나고 원작을 봤다"고 밝혔다.
이어 "촬영 끝나고 본 원작을 보고 깜짝 놀랐다. 원작이 왜 유명한 멜로 영화인지 알겠더라. 왜 리메이크를 하려고 하는지도 알겠더라. 원작은 눈물이 엄청 나오지는 않지만 가슴이 먹먹한 감성이 있더라"며 "영화를 보고 나니 부담감이 밀려왔다. 이렇게 대단한 영화였는데 관객이 우리 영화를 어떻게 볼지 걱정이 많이 됐다. 관객에게 원작과 다른 새로운 설렘이 느껴지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캐릭터와 싱크로율에 대해 "실제로 한솔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특히 승부욕 강한 부분이 많이 닮아 있어 재미있게 촬영했다. 서은영 감독과 촬영하면서도 많이 이야기 한 부분이다. 그동안 나는 첫사랑 이미지에 대해 긴 생머리와 청순함, 이성이 봤을 때 순간 슬로우가 걸리는 이미지가 생각났다. 그런데 한솔이라는 캐릭터는 곱슬머리에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막걸리를 원샷하는 모습에 용이가 반하지 않나? 내가 생각하는 첫사랑 느낌과 다르더라. 그런 부분이 새로운 첫사랑 이미지를 만든 것 같아 재미있게 촬영했다. 새로운 국민 첫사랑 감히 도전해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영화 속 감탄을 자아내는 펌프 신도 그냥 만들어진 장면이 아니었다. 김혜윤은 "촬영을 많이 했는데 너무 조금 나와 아쉽기도 했다. 그 장면을 위해 일주일에 2~3일씩 3시간씩 연습했다. 최근에도 몸이 아직 기억하고 있어 종종 오락실에 가서 펌프를 즐겼다. 생일날도 오락실에 가서 펌프를 할 정도로 빠졌다. 연습을 통해 빠른 시간 '베토벤 바이러스'를 터득했다. 주변에서 CG라고 오해하는 분들도 많은데 실제로 내가 다 한 연기다. 조만간 오해를 풀기 위해 SNS에 실제 펌프하는 모습을 찍어 영상을 올릴까 생각하고 있다"고 웃었다.
실제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김혜윤은 "이 시나리오를 보면서 이렇게까지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가 용이라면?'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실제 나도 첫사랑이 그렇게 잘 성사되지 않았다. 짝사랑 쪽이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내 연애 스타일은 솔직한 편이라 마음에 들면 직진하는 편이다. 학창시절 CC 커플을 많이 보긴 했지만 암울하게도 실제로 CC를 해보지 못했다"며 "한솔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내가 생각했던 첫사랑 이미지와 결이 많이 다르다. 최대한 솔직하고 털털하면서 신입생만의 풋풋함이 있는 한솔이만의 매력을 키우고자 노력했다. 가장 크게 생각했던 부분이 솔직함이었고 용이가 반한 부분도 한솔이의 솔직함이다"고 고백했다.
오는 25일 열리는 제43회 청룡영화상에서 '불도저를 탄 소녀'로 신인여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김혜윤은 제40회 청룡영화상 당시 여진구와 함께 신인감독상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에피소드도 곱씹었다. 그는 "여진구와 청룡영화상 시상자로 갔었다. 당시 청룡영화상 때는 선배님이라는 호칭으로 많은 화제를 받았는데 실제로도 내겐 여진구는 선배님이다. 내가 연기를 하기 전부터 TV에서 많이 본 연예인이었다. 청룡영화상에서 만났을 때도 신기했는데 이번에 촬영을 같이한다고 해서 너무 기대됐고 현장에서 만나는 건 처음이어서. 많이 기대되고 떨리는 마음으로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불도저를 탄 소녀'로 올해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소회에 "시상을 한 게 엊그제 같은데 이번에 처음으로 후보가 돼 가게 됐다. 너무 떨린다.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들이 너무 쟁쟁하고 대단한 분들과 같이 있다. 그래서 더 떨리는 것 같다. 예전 배우를 하기 전 늘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을 TV에서 봤는데 그때마다 내가 그 길을 걸을지 생각도 못 했다. 그런데 이번에 실제로 후보로 레드카펫을 걸을 생각을 하니 벌써 많이 긴장된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출세작 'SKY 캐슬' 이후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선보여온 김혜윤은 "솔직히 드라마 'SKY 캐슬'이 끝나고 나서 이후 '어쩌다 발견된 하루' '어사와 조이' 등을 하면서 예서의 느낌을 벗어나려고 많이 노력했다. 스스로 모니터도 하고 혼자만의 고군분투했다. 스스로도 'SKY 캐슬' 예슬을 벗어나려고 애를 썼다. 그런데 벗어나려 할수록 머릿속에 'SKY 캐슬' 예서 이미지가 떠오르더라. 지금은 'SKY 캐슬' 예서도 나의 한 일부고 김혜윤으로서 예서를 시작했기 때문에 예서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가 벗어나려고 노력해봤자 예서로 보는 분은 예서로 볼 것이고 다른 캐릭터로 보는 사람은 다른 캐릭터로 보려고 할 것이다"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김혜윤은 "20년 뒤에도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고 연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롱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20년 뒤에는 더욱 다양한 작품들, 나라는 배우가 가진 카드가 굉장히 많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동감'은 여진구, 조이현, 김혜윤, 나인우, 배인혁 등이 출연했고 '고백'의 서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6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고고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