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바야흐로 젊은 미들블로커들이 두각을 드러내는 시대다.
현대건설의 선두 질주는 양효진을 뒷받침하는 이다현의 전방위 활약에 기댄 바가 크다. KGC인삼공사도 정호영-박은진이 있어 미래가 밝다고 평가된다. 흥국생명은 이주아가 확고한 주전 한자리를 지키고, 신인 임혜림의 가능성도 높게 평가된다.
양효진 김수지 은퇴 후 대표팀 미들블로커진을 이끌어갈 선수들이기도 하다. 이밖에 GS칼텍스 오세연, IBK기업은행 김현정, 페퍼저축은행 최가은-서채원 등도 팀에서 집중 육성 중인 선수들이다.
이주아는 데뷔 시즌부터 속공과 이동공격, 블로킹과 수비 기본기 등을 두루 갖춘 선수로 주목받았다. 현대건설 정지윤에 밀려 아쉽게 신인상을 놓쳤지만, 이후에도 차차 출전시간을 늘려가며 흥국생명의 기둥 센터로 성장했다. 이동공격 1위, 서브 6위, 블로킹 8위 등 기록 전반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13일 도로공사전에서도 13득점 3블록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2세트 승리에 결정적이었던 초반 서브 에이스 2개도 돋보였다. 지난해 서브에이스 26개를 기록했고, 올해도 한층 까다로워진 플로터 서브를 구사한다.
하지만 권순찬 흥국생명 감독은 아직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1라운드를 돌아보며 "이주아는 그동안 속공보다는 블로킹에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미들블로커의 기본은 속공이다. 속공을 먼저 풀어가가야 다른 것도 잘되기 마련이다. 적극적으로 세터와 호흡을 맞춰 더 많은 속공을 해달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후 만난 이주아의 아쉬움도 이 지점이었다. 이주아는 "2세트까진 약속했던 패턴 플레이가 잘됐는데, 3세트부터 어수선해졌다. 5세트부터는 다시 흐름을 잡고 좋은 결과를 냈다"고 했다. 이어 1라운드를 5승1패로 마친 흥국생명의 발전에 대해서는 "서브리시브, 2단 연결, 서브 등 전체적으로 좋아졌다. (김연경 옐레나의 합류로)블로킹도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첫 홈 만원 관중이었다. 삼산체육관은 만원 기준 티켓이 무려 5800장이나 된다. 관중석을 뒤덮은 '핑크빛 물결'은 국가대항전을 연상시켰다. 적장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도 "선수들이 김연경보다 상대 응원에 더 긴장한 것 같다"는 속내를 드러냈을 정도다.
권 감독이나 김연경은 "응원 덕분에 더 흥이 오르고 신이 난다"며 환영했다. 프로 5년차인 이주아는 "많은 관중들이 오시니까 재미있고 신나는데, 아직 많이 떨리는 게 사실"이라며 웃었다.
올시즌 한층 더 발전한 이유 중에는 국가대표팀에서의 경험도 도움이 됐다. 국제대회에서 힘든 경기를 치렀고, 이다현-정호영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주아는 "대표팀 경기는 높이가 다르다. 공을 빨리 때리거나 혹은 밀어치는 법에 대해 많이 보고 배웠다"면서 "선수들끼리 많이 뭉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