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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시아 뺏긴 아픈 기억 저지로 푼다, SF '10년 $3억7000만'도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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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FA 애런 저지를 놓고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2파전이 뚜렷해지고 있다.

양키스는 "반드시 잡는다"는 입장이고, 샌프란시스코는 "모든 조건을 들어주겠다"고 공언했다. 두 팀이 저지에게 제시할 총액과 계약기간이 어느 정도 수준이냐가 관전포인트라 할 수 있다.

할 스타인브레너 양키스 구단주는 13일(이하 한국시각) YES 네트워크에 출연해 "저지를 잡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다. 우리의 희망을 이미 그에게 전달했다"며 "저지는 우리에게 매우 소중하다. 재계약을 위한 모든 걸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스타인브레너는 포스트시즌이 끝난 뒤 저지와 한 차례 이상 만나 재계약 문제를 협의했고 매우 긍정적인 교감을 나눴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저지의 양키스 잔류 의지도 분명해 보인다. 그는 최근 MLB네트워크에 "난 양키스 동료들에게 돌아가고 싶다. 올시즌 내내 나와 함께 운명을 같이 한 선수들이다. 매일 내가 최선을 다하도록 힘을 주는 존재들이다.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고 올시즌도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지는 올해 62홈런을 터뜨리며 아메리칸리그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다. 각종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그는 18일 발표될 MVP로 가장 유력한 후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유혹이 만만치 않다. 파란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은 최근 MLB.com과 인터뷰에서 "재정적 측면에서 우리의 능력을 벗어나는 계약을 요구하는 선수는 없을 것이다. 서로 관심이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최적의 팀을 구성하는지가 관건일 뿐"이라고 밝혔다.

더구나 저지는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나고 자랐으며, 어린 시절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던 홈런왕 배리 본즈와 유격수 리치 오릴리아의 광팬이었다. 저지와 샌프란시스코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저지의 예상 몸값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전망이 나온다. ESPN은 각 구단 단장들 설문을 토대로 평균 8년 3억200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고, MLB 네트워크는 10년 3억7000만달러로 내다봤다.

뉴욕 메츠 단장을 지내고 현재 MLB 네트워크 진행자로 있는 스티브 필립스는 "양키스가 저지를 잃으면 강팀의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도 "양키스는 저지에게 10년 3억7000만달러를 줄 여유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저지와 계약하지 않을 여유도 없다"고 했다.

최대 8년을 생각하고 있는 양키스가 10년 계약에는 망설일 것이란 얘기다. 그러면서 샌프란시스코가 이 조건을 충족시켜줄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보탰다.

필립스는 "결국 에이전트의 능력인데, 얼마를 주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계약기간을 누가 더 보장해주느냐의 문제다. 총액과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할 사안인데, 샌프란시스코는 저지에 올인한다고 했고 돈 싸움에서 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니 9년이든 10년이든 양키스보다는 계약기간을 더 보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론적으로 양키스보다는 샌프란시스코가 저지에게 훨씬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할 것이란 예상이다.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는 2008년 말 FA 시장에서 CC 사바시아를 놓고 경쟁을 벌인 적이 있다. 많은 언론들이 사바시아가 고향팀 샌프란시스코를 선택할 것으로 봤으나, 그를 잡은 건 양키스였다. 당시 양키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이 직접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가 7년 1억6100만달러를 제시하며 사바시아의 마음을 사는데 성공했다. 계약기간서 샌프란시스코보다 1년을 더 보장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거꾸로 샌프란시스코가 저지를 양키스로부터 빼앗아 오는 분위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