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결국 잔류를 선택했다.
FA 클레이튼 커쇼가 LA 다저스와 1년 계약에 합의했다.
ESPN은 11일(이하 한국시각) '소식통에 따르면, 커쇼와 다저스가 1년 계약에 합의했다. 커쇼는 다저스에서 빅리그 16번째 시즌을 뛰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은 디 애슬레틱 켄 로젠탈 기자가 트위터를 통해 이날 처음 전했다.
계약 조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ESPN은 '지난 3월 락아웃 직후 양측이 사인했던 1700만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앞서 다저스는 이날 마감이었던 퀄리파잉 오퍼, 즉 1965만달러에 1년 계약할 수 있는 제안을 커쇼에게 하지 않았다. 다저스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QO를 제안하지 않은 것은 커쇼가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함이었다고 ESPN은 전했다. 즉, QO를 제시받을 경우 열흘 이내에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게 커쇼에게는 압박이 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일종의 배려인 셈이다.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은 지난 10일 라스베이거스 단장 미팅을 마친 뒤 "커쇼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는 것은 순리에 맞는 일이다. 그게 우리 구단의 방침이다. 그러나 그에게 FA 절차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재계약 가능성을 시사했다.
커쇼는 올시즌 5월과 8월 골반과 허리 부상으로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랐지만, 22경기에서 12승3패, 평균자책점 2.28, 137탈삼진을 올리며 제 몫을 했다. 최근 4년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좋았다. 지난 7월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올스타전에는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등판하기도 했다.
작년 겨울에도 그랬듯, 커쇼의 예상 거취로 다저스 잔류, 은퇴, 혹은 텍사스 레인저스 이적이 거론됐다. 그러나 커쇼는 디비전시리즈 탈락 후 LA 타임스에 "가정으로 돌아가 빈둥거리며 아빠 역할을 하게 되면 생각도 바뀔테지만, 지금 당장은 내년에도 뛸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며 은퇴 의사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커쇼가 오프시즌과 스프링캠프에서도 '루틴'을 매우 중시하는 스타일이라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다른 팀으로 옮길 경우 자신이 해오던 모든 방식을 바꿔야 하는데, 이걸 매우 꺼린다는 것이다. 게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제1의 목표로 생각하는 커쇼가 다저스를 떠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ESPN은 '그가 나고 자랐고 오프시즌을 보내는 곳, 친구인 크리스 영 단장이 있는 텍사스가 다저스와의 재계약을 가로막는 잠재적 위협으로 여겨졌지만, 커쇼는 1년 단위로 우승할 기회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어 다저스 잔류를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프리드먼 사장과 브랜든 고메스 단장은 최근 커쇼와 통화하며 재계약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다저스는 커쇼와 훌리오 유리아스, 더스틴 메이, 토니 곤솔린 등 4명의 선발투수를 확보했다. 다저스는 올해 15승5패, 평균자책점 2.57을 올리며 커리어 하이를 찍은 타일러 앤더슨에게는 QO를 제시해 답을 기다리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