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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쇼-LAD, 이번엔 진짜 결별? 올해는 잘했는데...고향팀 TEX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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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또다시 '장고(長考)'의 계절이 돌아왔다.

LA 다저스가 간판 투수 클레이튼 커쇼에게 퀄리파잉 오퍼(QO)를 제시하지 않았다. 지난해에 이어 2연속 QO를 받지 못한 커쇼는 다저스 잔류와 이적, 은퇴를 놓고 기나긴 번뇌의 시간으로 돌입했다.

QO를 제시받지 않은 FA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면 원소속 구단은 드래프트 지명권을 보상받지 못한다. 즉 다저스 구단은 드래프트 지명권 1장을 포기하는 게 낫지, 커쇼에게 1년 1965만달러는 과하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격세지감이다. 3번의 사이영상과 1번의 MVP, 5번의 평균자책점 타이틀과 3번의 탈삼진 타이틀, 통산 197승에 2807탈삼진 등 명예의 전당을 예약한 그가 다저스로부터 2년 연속 인색판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좀 다르다. 커쇼는 올해 22경기에 등판해 12승3패,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했다. 허리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최근 4시즌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좋았다. 1년 전과 달리 QO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던 이유다.

LA 타임스는 11일(한국시각) '작년 겨울과 마찬가지로 다저스가 커쇼에게 미래를 한없이 고민할 시간을 줬다'며 '커쇼는 오프시즌 초반 급하게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고 전했다.

커쇼는 디비전시리즈 탈락 후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가정으로 돌아가 빈둥거리며 아빠 역할을 하게 되면 생각도 바뀔테지만, 지금 당장은 내년에도 뛸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일단 은퇴 의사는 없다는 뜻이다.

앞서 또다른 지역 언론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에는 "만약 내가 선수로 버틸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더이상 뛰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매년 뛰는 것"이라며 현역 연장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행선지를 고민할 때 다저스 말고 다른 곳을 생각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며 다저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커쇼가 오프시즌과 스프링캠프에서도 '루틴'을 매우 중시하는 스타일이라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다른 팀으로 옮길 경우 자신이 해오던 모든 방식을 바꿔야 하는데, 이걸 매우 꺼린다는 것이다. 게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제1의 목표로 생각하는 커쇼가 다저스를 떠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커쇼는 지난 겨울 FA가 된 뒤 4개월 가까이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당시에도 다저스 잔류가 유력하게 점쳐졌지만, 고향팀인 텍사스 레인저스행도 거론됐다. 커쇼의 고향은 텍사스주 댈러스이며, 오프시즌을 그곳에서 가족과 보낸다.

최근 6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텍사스는 이번 오프시즌 우승 전력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시즌 직후 '우승 청부사' 브루스 보치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우완선발 제이크 오도리지를 데려왔다. 에이스급 1선발 영입이 최우선 과제다.

커쇼는 건강하다면 여전히 에이스로 손색없다. LA 타임스는 '커쇼는 건강할 때 가장 효과적인 투수임이 증명됐다. 올해 12승3패에 최근 4년간 가장 좋은 2.28의 평균자책점을 올렸다'고 평가했다. 1선발이 아니더라도 2,3선발로 매력적인 투수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과 브랜든 고메스 단장은 최근 커쇼와 소통했다고 한다. 하지만 텍사스가 마운드 보강 의지를 확실히 하면서 1965만달러 이상의 조건을 내민다면 커쇼의 마음이 움직일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