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매회 시청률 고공 점프에 성공하며 SBS 금토극 자존심을 세운 '천원짜리 변호사'(최수진·최창환 극본, 김재현·신중훈 연출)가 초반 흥행 가도가 무색할 정도로 아쉬움을 남기며 오는 11일 퇴장한다.
'천원짜리 변호사'는 수임료는 단돈 천원 실력은 단연 최고, '갓성비 변호사' 천지훈(남궁민)이 빽 없는 의뢰인들의 가장 든든한 빽이 되어주는 통쾌한 변호 활극을 그린 드라마다.
지난 9월 23일 첫 방송된 '천원짜리 변호사'는 1회 전국 시청률 8.1%를 터트리며 대박 드라마 탄생을 예고, 이후 3회 만에 12.9% 돌파하며 올해 SBS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어게인 마이 라이프'를 넘어섰다. 제대로 상승세를 탄 '천원짜리 변호사'는 1막의 끝인 8회에서 15.0%를 기록, 최근 SBS 시청률 20%를 넘긴 마지막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이을 새로운 시청률 20% 드라마 탄생을 예고했다.
이러한 '천원짜리 변호사'의 흥행 원동력은 다름 아닌 배우, 대본, 연출까지 삼위일체 된 팀워크였다. 2019년 흥행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성공시킨 남궁민은 대본을 매회 존재감 넘치는 존재감으로 활약했고 이런 남궁민에게 날개를 달아준 통쾌한 활극 스토리와 군더더기 없는 연출은 흥행을 부추길 수밖에 없었다. 치밀하고 날카로운 변론 속 코미디를 잃지 않은 괴짜 행동으로 일명 '킹 받는 변호사'가 된 남궁민에 호평이 쏟아졌다.
그러나 축배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1막이 끝날 시점부터 여기저기에서 균열이 발생한 것. '천원짜리 변호사'는 애초 14회 편성을 돌연 12회로 단축, 흥행 드라마로는 이례적인 조기 종영을 발표해 충격을 안겼다. 여기에 8회를 끝으로 돌연 1막과 2막으로 스토리를 쪼개는가 하면 지난달 21일 스페셜 방송으로 시점으로 이유 없는 잦은 결방이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2막은 주 2회였던 '천원짜리 변호사'를 주 1회로 바꾸기 위한 핑계적 장치일 뿐이었고 결국 시청자의 원성은 터져 드라마 이탈 현상까지 오게 됐다. 킹 받는 변호사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천덕꾸러기 '천원짜리 변호사'였다.
잦은 결방으로 입방아에 오른 '천원짜리 변호사'는 12회 종영을 이틀 앞둔 지난 9일 엎친 데 덮친 격 불화설까지 불거졌다. 이미 방송계 소문이 자자했던 '천원짜리 변호사'의 불화설이 마침내 수면 위로 떠 오른 것. 이날 한 매체는 '천원짜리 변호사'의 낮은 결방과 조기 조영 사연에는 제작사 스튜디오S와 작가의 불화가 이유라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SBS에서 분사한 제작사 스튜디오S가 실적과 효율을 이유로 강압적인 핸들링을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 작가와 의견 충돌을 벌이면서 지각 대본이 속출, 촬영이 딜레이되면서 불가피하게 결방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
여기에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선 넘은 PPL도 불화의 씨앗이 됐다는 후문이다. '천원짜리 변호사'는 드라마 초반부터 커피, 찜닭, 양대창, 건강식품 등의 PPL이 작품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지 않고 주인공이 마치 광고의 한 장면처럼 대놓고 홍보해주는 신들이 속출하면서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과도한 PPL이 '천원짜리 변호사'의 제작사와 작가의 갈등을 부추겼다는 추측도 이어졌다.
여기에 SBS는 '천원짜리 변호사'의 잡음에 흐린 눈을 하고 있어 시청자의 답답함을 가중하고 있다. SBS는 '천원짜리 변호사'의 조기 종영에 "속도감 있고 완성도 높은 전개를 위해서 선택한 결정"이라는 변명을 늘어놨고 또한 최근 불거진 불화설에 대해서는 "스튜디오S와 작가 확인 결과 사실무근이다"고 입을 닫았다. 잦은 결방과 불화설 등 잡음 속 용두사미로 끝나게 된 '천원짜리 변호사'. 시청자를 진짜 킹 받게 만든 드라마로 전락하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