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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태원 참사' 故 이지한 모친 "순하고 착했던 아들, 분하고 원통…돌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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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이태원 참사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故) 배우 이지한 모친이 애통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지한 모친은 11일 고인의 어린 시절 사진과 함께 장문의 편지를 공개했다.

"지한아 엄마야, 혹시 지한이가 이 글을 어디에선가 읽을 수 있을지도 몰라서 이렇게 편지를 남겨"라고 글을 시작한 모친은 "다시는 이런 일이 그 어떤 누구에게도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구나"고 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어린 시절을 추억했다. 모친은 "지한아, 넌 태어날 때부터 코가 오뚝하고 잘 생겼더라"라며 "뱃속에서도 순해서 얘가 잘있나 만져보기까지 했다"라고 애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널 키울 때는 하도 순하고 착해서 이런 애는 20명도 키울 수 있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라며 "이번 '꼭두의 계절' 촬영을 앞두고는 너무 많은 고생과 노력을 했지, 운동은 하루도 거르지 않았고, 식단 조절하느라 '엄마 이거 더 먹어도 될까?'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 항상 마음이 아팠어"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드라마 출연한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모친은 "드디어 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가 되어 방영을 앞두고 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니, 너무 어이없고 황당해서 지금도 믿을 수가 없구나"라며 "네 사진을 머리 맡에 두고 네 핸드폰을 껴안고 잠이 들 때 엄마는 뜨는 해가 무서워 심장이 벌렁벌렁거린다"며 안타까워했다.

또 "'내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냐'며 네 침대방에 들어가면 내 손을 꼭 한 번씩 잡던 내 보물1호, 너를 내가 어떻게 나보다 먼저 보낼 수가 있을까"라고 전했다.

모친은 "발인 때 너를 사랑하는 수백명의 지인들과 친구들과 형들을 보니 우리 지한이가 이렇게 잘 살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에 더 억장이 무너지고 삶의 의미를 더이상 찾기가 싫어지더라"고 했다.

"아침에 해가 뜨는 게 무섭고, 배가 너무 고파 내 입으로 혹시 밥이라도 들어가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내 입을 꿰매 버리고 싶은 심정"이라는 모친은 "너를 떠나 보내고 어찌 내가 살까 지한아"라며 고인을 불렀다.

또 "사고 싶은 게 있어도 엄마 부담될까 봐 내가 돈 벌어서 사면 된다고 말하던 지한이, 지한이가 봉사활동도 다녔다는 걸 몰랐어. 항상 오른손이 하는 걸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더니 그렇게 착한 일도 했었구나"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사랑한다 아들아, 존경한다 아들아, 보고싶다 아들아, 고생했다 아들아, 다시 볼 수는 없겠니"라며 "하느님 저를 대신 데려가고 우리 지한이를 돌려달라, 제발 부탁이다"라고 덧붙였다.

1998년생인 이지한은 2017년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에 참가해 얼굴을 알렸다. 프로그램 당시 그룹 배틀에서 인피니트 '내꺼하자' 1조 센터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이후 배우로 전향, 2019년 웹드라마 '오늘도 남현한 하루'에서 주인공 신남현 역할을 맡았다.

최근 MBC 새 드라마 '꼭두의 계절' 출연도 확정한 상태였다. 꽃다운 나이 24세에 세상을 떠나, 많은 이의 가슴을 사무치게 하고 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