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SC현장] "묵직하고 색이 짙은 작품"…'올빼미' 유해진X류준열, 관객 개안하게 할 사극 스릴러 끝판왕(종합)

by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어둠 속에서 비로소 진실을 보는 맹인 침술사와 치욕의 역사로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광기의 왕이 펼치는 농밀한 심리극이 탄생했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사극 서스펜스 스릴러가 11월 극장 강렬한 한방을 날렸다.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 '올빼미'(안태진 감독, 씨제스엔터테인먼트·영화사 담담 제작).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올빼미'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소현세자(김성철)의 죽음 이후 광기에 휩싸이는 왕 인조 역의 유해진,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주맹증을 가진 맹인 침술사 경수 역의 류준열, 그리고 안태진 감독이 참석했다.

'올빼미'는 조선 왕가의 의문사인 소현세자의 죽음에 새로운 캐릭터와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만든 서스펜스 스릴러다. 인조실록에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 같았다'라는 기록 한 줄로 시작된 '올빼미'는 낮에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밤에만 희미하게 볼 수 있는 맹인 침술사가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했다는 신선한 설정을 결합, 참신한 소재와 스릴러 사이 균형을 적절하게 배치하며 보는 이들의 눈을 뗄 수 없는 강렬한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했다.

특히 '올빼미'는 충무로를 대표하는 명품 배우 유해진과 류준열의 세 번째 만남으로 눈길을 끈다. 앞서 두 배우는 전작 '택시운전사'(17, 장훈 감독) '봉오동 전투'(19, 원신연 감독)를 통해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발휘한바, 이번 '올빼미'로 세 번째 조우해 강렬한 시너지를 발휘했다. 무엇보다 유해진은 전작에서 보여준 코믹 하고 친근한 모습을 벗고 섬뜩한 광기에 휩싸인 인물로 파격 변신에 나섰다. 연기 인생 최초로 왕 역에 도전한 유해진은 이번에도 장르 불문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올빼미'를 장악했다. 또한 '올빼미'로 첫 맹인 연기에 도전한 류준열은 제한된 신체 조건 속 캐릭터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이날 유해진은 "고생했던 만큼 잘 녹아든 것 같다. 왕이라 육체적인 부분은 괜찮았다. 심리적인 부분을 쫓아가는 게 내겐 공부였다"며 "이번 작품에서 인조를 표현했다. 굵은 연기를 할 때는, 혹은 색이 짙은 연기를 할 때는 연극 시절을 떠올린다. 이번 인조도 그때 시절을 떠올리며 연기했다. 최대한 이 인물을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을까 고민했던 것 같다. 신 마다 젖어있을 수 있을지 늘 생각했다. 그래서 연극 시절 연기 방식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는 캐릭터인 것 같다. 욕망에 눈이 먼 인간이다. 약간 인조인간 같기도 하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으로서 그렇게 할 수 없지 않나?"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류준열은 "이 작품은 촬영 순간의 기억이 잘 안 난다. 이 말은 영화를 찍는 내내 영화만 생각하다보니 계절이 바뀌는 것도, 개인적인 일도 생각이 안 난다는 것이다. 하루하루 이 장면을 어떻게 찍을 것인지 고민했다. 계속 영화에 대한 생각만 하다보니 영화 속 현장의 에피소드가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의 이야기와 고민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인 것 같다"고 애정을 담았다.

그는 "맹인 이라는 캐릭터 설정을 떠나 관객이 영화를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최대한 집중해 연기하려고 했다. 실제 주맹증을 갖고 있는 분을 만나기도 했다. 나와 다른 부분이 없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다른 지점은 눈빛이 굉장히 인상에 남았다. 꿈을 꾸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 세계를 이해하려고 하고 표현하려고 했는데 스크린에 잘 담겼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보고도 못 본 척 살아가야 하는 캐릭터의 모습이 우리네 인간사인 것 같기도 했다. 그런 부분에 집중해 연기했고 또 공감했다. 주맹증을 가진 사람들도 나름대로 보고 있다. 그게 마치 우리가 갖는 지향점이나 삶의 목표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러한 핸디캡이나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는 순간들에 대해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세 작품 함께한 유해진과 류준열. 류준열은 "유해진 선배가 왕 역을 한다고 해서 관객으로서 너무 기뻤다. 세 번째 같이 한다는 부분에서 안도와 기쁨도 있었다.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세 번째도 똑같다는 생각은 아니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다른 모습, 다른 감정으로 만나고 싶었다. 그런 부분에서 기대감이 있었다. 역시 세 번째 만난 유해진은 선배는 또 다르더라. 영업 비밀인 것 같기도 하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왜 유해진 선배가 사랑받는 배우인지 알게 됐다"고 곱씹었다.

유해진은 "영화를 보면서 다른 건 몰라도 류준열이 굉장히 잘 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둥이 굵어진 느낌이었다. 내가 옆에서 봤을 때 굵은 기둥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많이 느낀 작품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태진 감독은 "4년 전 '올빼미' 연출 의뢰를 받고 시나리오를 썼다. 영화를 오래 준비했는데 그래서 지금 이 자리가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연출 데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어떤 시대 배경을 가져오면 좋을까 고민하다 실록의 한 줄에서부터 시작됐다. 실록 중 가장 많은 의심을 담은 문구인 것 같다. 왜 이렇게 적었을지 호기심이 생겼고 그 소재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올빼미'는 유해진, 류준열, 최무성, 조성하, 박명훈, 김성철, 안은진, 조윤서 등이 출연했고 안태진 감독의 첫 상업영화 연출작이다. 오는 23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