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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쓰라린 시즌 종료…그럼에도 잊지 않았던 '승자 예우' [KS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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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김원형 감독에게 인사를 해야할텐데…."

배트에 맞은 공이 1루수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간 순간. 9회초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올라갔고, 1루 더그아웃 선수단은 모두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키움 히어로즈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3대4로 패배했다. 시리즈 전적 2승4패. 3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창단 첫 우승을 노렸지만,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아쉬움에 몇몇 키움 선수단의 눈가에는 눈물이 고였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짙은 아쉬움을 삼키면서 라커룸으로 들어왔다.

선수단과 마지막 미팅을 하려고 했던 순간. 홍 감독은 문득 '승장'을 떠올렸다.

비록 우승은 내줬지만, 6경기 치열하게 붙었던 상대 사령탑인 김원형 SSG 감독에게 축하를 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갔다.

그라운드에서 둘의 만남은 성사됐다. 홍 감독과 김 감독은 그동안 치열하게 지략 대결을 펼쳤던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홍 감독은 김 감독을 축하했고, 김 감독은 축하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 감독은 우승 후 "홍 감독과 인사를 했다. 이제와서 솔직히 이야기하면 내심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히어로즈가 내심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하면서 상대 선수지만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성있게 하고, 독기있게 경기를 하더라"라며 "막상 올라와서 경기를 하니 매경기 쉽지 않더라"라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이어 "그런 점에 있어서 홍 감독에게 존경을 표한다. 우리가 우승을 했지만, 키움은 시리즈 내내 대단한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두 손을 맞잡고 시즌을 마친 이들은 내년 시즌에도 치열한 전쟁을 펼칠 예정이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재계약을 보장받았고, 홍 감독은 9일 키움과 3년 총액 14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 조건에 도장을 찍었다.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