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번에 '갑과 을'의 위치가 바뀌었다.
뉴욕 양키스 1루수 앤서니 리조가 예상대로 옵트아웃을 선언, FA가 됐다.
ESPN은 8일(이하 한국시각) '리조는 내년 1600만달러를 받기로 돼 있었지만, 예상대로 옵트아웃을 실행했다'면서 '정규시즌서 32홈런, 75타점, OPS 0.817을 때렸기 때문에 시장에서 새로운 계약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리조가 옵트아웃을 전격 결행한 것은 포스트시즌서도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디비전시리즈,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리그챔피언십시리즈에서 리조는 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6(29타수 8안타), 2홈런, 8타점을 때렸다.
월드시리즈 진출 실패 후 그는 ESPN 인터뷰에서 "이제는 아내, 에이전트와 옵트아웃 문제에 관해 얘기해야 할 것 같다. 올초 양키스와 계약을 한 이후 우리는 시즌 끝나기 전까지는 계약 얘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앞으로 몇 주 안에 그걸 얘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조는 지난 3월 18일 양키스와 2년 3200만달러에 FA 재계약했다. 락아웃이 풀리고 양키스가 계약을 미루던 상황에서 시범경기 개막 직전 사인한 것이다. 당시 리조의 입장은 철저한 '을'이었다. 시장에서 그에게 제대로 된 대우를 해주겠다는 팀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작년 그는 시카고 컵스와 양키스에서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8, 22홈런, 61타점, OPS 0.792를 기록했다. 정확성이 떨어지는 타격과 30대 중반의 나이가 걸림돌이었다.
양키스는 외부 1루수 영입을 추진하느라 내부 FA 리조와의 재계약을 서두르지 않았다. FA 시장에서 프레디 프리먼 또는 트레이드 시장에서 맷 올슨을 영입할 계획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프리먼과 올슨은 각각 LA 다저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이적했다.
나중에 알려진 얘기지만 양키스는 프리먼과 올슨 영입에 필사적이지 않았다. 결국 리조의 사정을 알고 느긋한 태도로 재계약한 것이다.
그런데 리조는 올시즌 초반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주목받았다. 지난 4월 27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3개를 때리는 괴력을 뽐내기도 했다. 올해 애런 저지에 이어 팀내 홈런 2위, OPS 2위의 성적이다.
리조는 양키스 뿐만 아니라 1루수 및 좌타 거포가 필요한 팀들의 수요를 받을 전망이다. 양키스만 바라볼 이유가 없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