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재계약 매치'에서 한쪽은 확실하게 힘을 받았다. '언더독 반란'으로 역사를 써온 팀도 지원 사격이 있을까.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가 한국시리즈 5차전을 펼친 7일 SSG랜더스필드. 경기 개시 1시간을 앞두고 SSG는 깜짝 발표를 했다. 김원형 감독과 재계약이었다. 구체적인 금액이나 기간은 한국시리즈 이후 협의한다고 설명했다. 확실하게 우승 동기가 생긴 셈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 역시 올 시즌을 마치면 계약이 만료된다.
키움은 올 시즌 많은 전문가의 예상을 뒤엎는 행보를 보였다. 특별한 전력보강은 없었고, 오히려 거포 1루수 박병호가 FA 자격을 얻고 팀을 떠났다. 마무리투수 조상우까지 입대를 하면서 투수진 역시 약화됐다.
포스트시즌 전망조차 어두웠지만, 키움은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포스트시즌을 치른 키움은 지난해 디펜딩챔피언인 KT 위즈와 정규시즌 2위팀 LG 트윈스를 차례로 격파하고 한국시리즈에 올라왔다.
투수진에서는 국내투수 한 시즌 최다 탈삼진(224개)을 잡아낸 안우진이 중심에 섰고, 타선에서는 '5관왕 타자' 이정후가 힘을 냈다. 여기에 임지열 전병우 등 승부처마다 깜짝 스타가 탄생하면서 3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올라왔다.
KBO리그 최초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SSG를 상대로 키움은 분전했다. 1차전을 잡아냈고, 2,3차전을 내준 상황에서 4차전 '대체선발' 이승호의 호투를 앞세워 반격에 성공했다.
5차전이 뼈아팠다. 지칠대로 지친 불펜이 무너졌다. 가을야구 기간 동안 꾸준히 출장했던 김재웅과 최원태가 차례로 홈런을 맞고 결국 9회말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SSG는 감독 재계약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김 감독도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직 한국시리즈가 끝나지 않았는데, 구단주님께서 편하게 하라고 오늘 좋은 소식을 저에게 주셨다. 저에게는 큰 선물이다. 그래도 경기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재계약 효과'를 설명했다.
3년 만에 가시권으로 들어온 우승.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잡아야 하는 입장인 키움으로서도 SSG와 같은 반전 카드는 필요하다.
키움은 2019년 장정석 현 KIA 단장이 사령탑으로 있을 당시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왔지만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비정상적 행태'라며 많은 비난을 받았다. 후임 손 혁 감독 역시 시즌 중 돌연 사퇴하면서 키움은 어수선한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 2년 간 키움은 안정적으로 강팀의 길을 걸어왔다. 무엇보다 홍 감독은 단기전에서 승부사의 모습까지 뽐냈다. 지금까지 모습만으로 홍 감독의 2년은 성공적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다 과연 키움은 어떤 선택을 내릴까.인천=이종서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