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번 한국시리즈는 김강민을 위한 드라마 같다. 패배를 눈 앞에 뒀던 팀을 단 한번의 스윙으로 수렁에서 건졌다.
SSG 랜더스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기적의 승리를 거뒀다. SSG는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5대4로 이겼다.
믿을 수 없는 승리였다. 이날 SSG는 '에이스' 김광현을 내고도 경기 중반까지 0-4로 끌려갔다. 초반 점수가 터지지 않았고, 주지 않아도 될 실점을 하면서 불리한 형국이었다. 8회말 최 정이 투런 홈런을 쳤고, 그 점수가 팀의 첫 득점이었다. 추격을 가동하나 싶었지만 경기 흐름상 유독 그 1점이 크게 느껴졌다.
그리고 마침내 9회말 기적의 드라마가 쓰였다. 선두 타자 박성한부터 차근차근 집중력을 발휘했다. 상대는 최근 불펜에서 가장 페이스가 좋은 최원태가 마무리를 위해 올라와 있었다. 선두 타자 박성한의 볼넷. 그리고 두번째 타자 최주환의 안타가 터졌다. 최주환은 무려 10구 접전을 벌이는 끈질긴 집념을 보여줬다.
무사 1,3루 찬스.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다. 그때 대타 김강민이 최경모 타석에 나섰다. 최원태와 김강민의 승부. 초구 스트라이크. 2구 파울. 그리고 3구째 143km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김강민의 예측과 정확히 일치한 볼배합. 타구는 좌익수 담장 밖으로 넘어가는 끝내기 역전 스리런 홈런이 됐다. 8이닝 동안 지고 있던 경기가 이 홈런 한 방으로 단숨에 승리로 반전됐다.
드라마를 쓰라고 해도 이렇게 쓸 수는 없다. 그것도 김강민이라서 더 극적이다. 불혹을 넘긴 김강민은 추신수와 함께 팀내 최고참이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자신의 역할을 '조커'로 자청했다. 그런데 1차전에서도 9회말 대타로 나와 동점 홈런을 터뜨리더니, 5차전에서는 9회말 끝내기 3점 홈런으로 또 한번 기적을 썼다.
SSG는 5차전을 내주기 일보 직전이었다. 만약 그대로 졌다면, 아마 6차전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때 김강민이 만든 기적이 일어났다. 드라마. 또 드라마. 통합 우승을 '맏형' 김강민이 이끌고 전진한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