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캡틴' 손흥민(30)의 수술 소식에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도 무겁게 가라앉았다.
3일,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은 대표팀이 '99%'로 거듭나는 날이었다. 벤투호는 11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아이슬란드와 친선 경기를 치른다. 벤투호는 지난달 28일부터 파주NFC에서 훈련 중이다. 완전체는 아니었다. K리그 일정을 모두 마친 선수 10명이 1차로 모였다. 2차로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를 마친 선수들이 들어왔다. 3일에야 비로소 대한축구협회(FA)컵을 마친 전북 현대, FC서울 선수들까지 합류했다. 27명 중 25명이 호흡을 맞추게 됐다. 권경원(감바 오사카·일본) 손준호(산둥 타이산·중국)는 소속팀 일정 탓에 아직 들어오지 못했다.
99%로 모인 선수들. 하지만 표정은 밝지 않았다. 3일 새벽 영국에서 들려온 손흥민의 수술 소식 때문이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개막을 불과 20일 앞두고 발생한 대형 악재에 선수들은 크게 당황한 모습이었다.
권창훈(28)은 "(손)흥민이 형에 대해 모두가 걱정하고 있다. 우리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은 빨리 낫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모두가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흥민이 형이 가장 속상할 것이다. 나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얼마나 마음이 아플지 안다. 흥민이 형은 어떤 부상이든 빠르게 회복했다. 빨리 돌아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권창훈은 4년 전 아킬레스건 파열로 2018년 러시아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다.
다만, 선수단을 이끄는 수장 벤투 감독은 손흥민 부상과 관련해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감독님께서 '선수가 괜찮다고는 하지만 이슈가 되면 스트레스를 느낄 것이다. 부담 주고 싶지 않다. 과거 김진수 등이 부상 입었을 때도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형평성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손흥민 선수 수술 일정 등은 아직 모른다. 선수가 대표팀에 소집된 상황이 아니다. 구단이 관련 내용을 공개해야 대표팀에서도 공식적으로 발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월드컵을 눈앞에 두고 에이스가 수술을 받는 상황이다. 벤투 감독이 숨었다는 비난을 피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선수단은 오후 5시부터 쌀쌀한 날씨 속 러닝과 가벼운 공 주고받기로 몸을 풀었다. 다들 진지한 표정이었다. 훈련은 15분만 공개했다. 이날 훈련은 총 22명이 소화했다. 김진수(30)는 오른햄스트링, 김문환(27)은 왼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했다. 김태환(33)은 열감이 있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김태환은 혹시 몰라 신속항원검사를 했다. 음성이 나왔다. 만약을 대비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파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