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준플레이오프 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언더독' 키움 히어로즈.
절대강자 SSG마저 꺾었다.
1일 오후 SSG 랜더스파크에서 열린 SSG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10회 연장 승부 끝에 7대6으로 승리했다.
매 경기 바뀌는 히어로. 이날의 영웅은 대타 전병우였다. 벤치를 달구던 전병우는 4-5로 역전당한 9회초 1사 2루에 대타로 타석에 섰다.
전병는 노경은의 초구 137㎞ 슬라이더를 거침 없이 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랜더스필드를 가득메운 SSG 팬들을 침묵케 한 6-5 재역전을 만드는 극적인 투런포.
키움 홍원기 감독은 경기 후 "시즌 내내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온 전병우 선수가 극적인 승부에 강했고, 시리즈를 앞두고 타격감이 괜찮았다. 기대하며 썼는데 승부처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 같다"며 신들린 대타 카드 적중의 비결을 밝혔다.
끝이 아니었다.
9회말 SSG 대타 김강민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해 승부는 다시 6-6 원점.
연장 10회초. 전병우에게 또 한번의 기회가 왔다. 2사 1,2루. 판이 깔렸고, 놓치지 않았다.
모리만도의 6구째 체인지업을 당겨 3-유 간을 뚫어냈다. 7-6을 만드는 극적인 결승타.
전병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찬스가 또 한번 걸려라' 하는 마음보다 '오늘 운은 홈런칠 때 다 썼다'하는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선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선 타석에서 직구 계열을 쳤으니 변화구 승부가 오겠다고 생각했다"며 노림수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제발 다음 수비 때 막고 경기가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말했다. 투런홈런 포함, 2타수2안타 3타점. 생애 첫 한국시리즈에서 믿기지 않는 최고의 활약이었다.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부은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실감은 안나고요. 먼가 기가 다 빠진 느낌이에요. 물론 제 야구인생 최고의 날인 건 맞습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