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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누구야?" 숨돌릴 틈 없던 KIA 마캠 첫날, 깜짝 손님 등장에 '웃음꽃 활짝'[SC마캠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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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아니, 이게 누구야?"

1일 제주 서귀포 강창학구장.

무덤덤한 얼굴로 그라운드를 응시하던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이 생각지도 못했던 깜짝 손님 등장에 확 바뀌었다. 캠프 첫날 오전부터 단내날 정도로 선수들의 훈련을 지도하던 코치들도 환한 미소를 잡고 하나 둘 그라운드 입구 쪽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신화의 일원이자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던 한기주(34). 한기주는 이날 두 자녀와 함께 야구장을 찾아 김 감독 및 KIA 코치진, 선수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한기주는 광주동성고 재학 시절 불같은 강속구 뿐만 아니라 제구력까지 갖춘 그가 2006년 데뷔하자 '100년 만에 나온 투수'라는 찬사가 뒤따랐다. 데뷔 첫해 10승을 올리면서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차세대 선발 투수의 등장을 알리는 듯 했다. 하지만 고교 시절부터 이어져 온 혹사 여파는 결국 '빅리거감'이라 불리던 유망주를 평범한 선수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KIA에 한기주는 '아픈손가락'과 같은 존재.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던 2019년 31세의 젊은 나이로 현역 은퇴한 한기주는 이후 고교 투수 코치를 거쳐 현재는 야구 아카데미에서 유망주를 지도하고 있다. 올 초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건너와 새 거처를 마련했다. 매주 제주도와 서울을 오가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제2의 야구 인생을 씩씩하게 개척해 나아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한 방송사가 제작한 야구 다큐멘터리에 투수 코치로 출연, 프로의 꿈을 이루지 못한 청춘들의 재기를 돕는 멘토로 잔잔한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자녀들의 손을 잡고 경기장을 찾은 한기주의 모습은 여느 30대 가장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제주시에 위치한 자택에서 1시간 남짓의 거리를 한달음에 달려올 정도로 타이거즈를 향한 애정은 식지 않은 눈치. '아빠 한기주'의 다리에 매달린 아이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김 감독은 "빨리 유니폼 갈아 입고 (그라운드에) 들어 와야지?"라고 농을 쳤다. 현역시절 희로애락을 뒤로 하고 후학 양성에 매진하는 후배 야구인의 씩씩한 모습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눈치였다.

서귀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