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022시즌 K리그1(1부) 꼴찌로 내년 2부로 강등된 성남FC가 후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1일 축구계 사정에 밝은 복수의 관계자들은 "성남FC에선 내년 시 보조금이 대폭 줄어들 것을 대비해 고액 연봉 선수들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이미 고액 연봉 선수 에이전트들에게 통보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프로축구연맹이 공개한 2021년 구단별 연봉 현황을 살펴보면, 성남 등록선수 34명의 연봉은 총 60억2426만원이었다. 올해에는 더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축구단의 올해 예산은 173억원. 이중 110억원은 시 보조금, 나머지 63억원은 기업 후원, 광고비, 입장권, 중계권료 수익 등이다.
다만 효율이 극도로 떨어졌다. 팀 내 국내 최고 연봉 선수인 김민혁(30)은 올해 전북에서 성남으로 유니폼을 갈아입고 4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받은 무릎 수술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했다. 지난 5월 5일 제주전 이후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고액 연봉으로 포항에서 성남으로 둥지를 옮긴 수비수 권완규(31)도 25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스카우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강등 현실로 이어졌다. 특히 지난 6월 중순에는 몬테네그로 국가대표 밀로스 라이코비치를 영입해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밀로스는 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임에도 시즌 막판 중요한 경기에선 교체 멤버로 활용됐다.
이 과정에서 지난 6월 새로 당선된 신상진 성남시장은 이날 첫 재판이 열린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겨냥해 "성남 구단이 비리의 대명사가 됐다. 기업에 매각하거나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해체'가 아닌 '투자 유치'에 대한 심정이었다. 성남시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신 시장 당선 이후 시는 축구단을 인수할 관내 기업 리스트를 만들고 꾸준히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성과는 올 시즌 팀 성적처럼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한다.
한 관계자는 "내년 성남시 예산서에 축구단 예산이 '0원'으로 적혀져 있더라"는 제보도 전했다. 0원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내년 구단 예산 삭감은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K리그 관계자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만에 하나 축구단 예산이 0원으로 책정된다면 신 시장은 반드시 축구단을 매각하겠다는 강력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시민의 혈세 투입을 줄여보겠다"는 신 시장의 계획은 현실로 이뤄질 수 있을까.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