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게은기자] 배우 김기천과 작가 허지웅이 이태원 참사에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비통한 심경을 토로하며 정부 대응에 일갈했다.
1일 김기천은 자신의 SNS 계정에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뻔뻔한 사람 같지 않은 자들 때문에 잠이 안 오고 소화가 안 돼 속이 답답해 견디기 힘들다"고 적었다. 또 "변명과 책임회피만 하는 협잡꾼들에게 큰 벌이 내려지길 바란다. 애도를 강제 강요하지 마라"라고 적었다. 분노를 표한 대상을 언급되지 않았지만, 문맥과 시기를 봤을 때 이번 참사에 대한 정부의 대처에 목소리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허지웅은 이태원 참사를 두고 비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라디오를 여는 글을 쓰려고 새벽부터 앉아서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아직 내 스스로가 평정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체 무엇에 대해 글을 쓸 수 있고 쓰더라도 어떤 쓸모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생각했다"며 복잡다단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주최가 없으면 시민의 자격을 상실하는 세계의 한가운데서. 할 만큼 했고 책임질 게 없다는 말잔치의 홍수 속에서. 정작 내 입과 손끝에서는 쓸모 있는 말이랄 게 모두 사라져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한탄했다.
이번 이태원 참사는 명확한 행사 주최가 없었어도 경찰 인력의 충분한 배치 등 사고 예방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행사 주최 유무를 차치하고 시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가 이를 소홀히했다는 점에서 책임론이 가중된 것. 이런 분위기 속,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이태원 사고에 대해 "전략적인 준비를 해 왔다.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 했다"고 밝혀 분노를 키우기도 했다.
허지웅은 끝으로 "파스칼 키냐르는 그의 소설 <세상의 모든 아침>에서 말했다. 음악은 말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 그저 거기에 있는 것이다. 윌리엄 볼컴이 아버지를 추모하기 위해 작곡한 곡 <우아한 유령>으로 오프닝을 대신한다"며 글을 마무리 지어 먹먹함을 안겼다.
앞서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핼러윈을 앞두고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려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1일 기준 사망자는 155명 부상자 152명으로 대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참사 사망자 가운데 여성은 100명, 남성은 55명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며,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5일까지를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이에 연예계도 제작발표회나 앨범 발매 일정을 연기시키는 등 추모 분위기에 한뜻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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