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비수기, 스릴러라는 핸디캡을 뛰어 넘고 관객의 입소문을 얻은 스릴러 영화 '자백'(윤종석 감독, 리얼라이즈픽쳐스 제작)이 올해 개봉한 스릴러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느리지만 의미있는 흥행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자백'은 밀실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남자와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승률 100% 변호사가 숨겨진 사건의 조각을 맞춰나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스페인 범죄 스릴러 영화 바이블로 등극한 '인비저블 게스트'(17, 오리올 파울로 감독)를 한국의 정서로 리메이크한 '자백'은 원작과 뼈대는 같지만 전혀 다른 감성과 엔딩으로 관객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무엇보다 '자백'은 기존의 스릴러 영화가 집착한 반전 결과 대신 쫀쫀하고 농밀한 밀실 서스펜스로 차근차근 스토리 쌓아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한 스릴러로 기존 작품들과 차별화를 가졌다.
이러한 탄탄한 스토리와 전개도 눈길을 끌지만 '자백'은 소지섭, 김윤진, 나나에 오롯이 집중하며 '연기 보는 맛'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호평을 얻고 있다.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놓인 사업가 유민호로 변신한 소지섭은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명품 연기로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 여기에 '스릴러 퀸' 김윤진 역시 후반부 드러난 진실에 절절하면서도 절제된 내면 연기를 펼친 양신애 변호사로 다시 한번 '스릴러 퀸'의 위용을 드러냈다. 영화계 샛별로 떠오른 나나는 눈빛부터 행동까지 극도의 불안에 시달리는 세희를 비롯해 살인 사건을 둘러싼 양면적인 모습으로 소름끼치는 열연을 펼쳤다.
'K-스릴러'의 기강을 다시금 바로잡은 '자백'은 어려운 극장 상황에서도 그 힘을 발휘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자백'은 지난달 31일 3만1527명의 관객을 동원, 누적 관객 수 28만4530명을 달성, 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또한 '자백'은 개봉 단 6일 차에 이미 올해 개봉한 한국 스릴러 영화 '배니싱: 미제사건'(드니 데르쿠르 감독) '앵커'(정지연 감독) '리미트'(이승준 감독) '미혹'(김진영 감독)의 전체 박스오피스 스코어를 뛰어넘으며 정통 서스펜스 스릴러의 매력을 관객들에게 일깨웠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범죄 액션, 드라마, 판타지, 호러 등 다채로운 장르의 영화들이 극장가를 수놓고 있는 가운데 비교할 수 없는 몰입감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자백'의 흥행 가도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영화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