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제는 헷갈리지 않을까.
키움 히어로즈의 두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와 타일러 애플러는 수염을 기른 스타일로 착각하게 만든다.
애플러는 시즌 동안 자신을 요키시로 착각하는 팬들의 사인 공세를 계속 받아왔다고. 애플러는 요키시로 알아보는 팬들이 많지 않냐는 질문에 "매우 많다"면서 "충분히 이해가 된다. 요키시는 오랫동안 KBO리그에서 뛴 선수라 팬들이 좋아하는 선수"라고 했다. 혹시 요키시와의 외모적인 차이를 위해 수염을 깎을 생각이 없냐고 묻자 "수염을 기르면서 잘되고 있다. 이 스타일을 계속 유지하겠다"라고 했었다.
수염의 효과일까. 애플러가 포스트시즌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5이닝 동안 6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승리 투수가 됐었고, 플레이오프에선 1차전서 수비진의 잇따른 실책으로 3이닝 동안 6안타 4실점(1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4차전에서 6이닝 동안 7안타 1실점의 완벽투로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다. 포스트시즌 3경기서 2승에 평균자책점 1.29의 완벽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정규시즌(33경기 6승8패, 평균자책점 4.30)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큰 경기에 강한 스타일이라 할 수 있을 듯.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 팬들이 애플러의 이름을 연호할 때마다 최고의 기분을 느끼고 있다고. "마이너리그에서도 포스트시즌을 한 적이 있지만 한국과 너무 다르다. 팬들이 열정적으로 응원하기 때문에 긴장감도 있고, 더 재밌어서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면서 "팬들이 내 이름을 불렀을때 최고의 기분이었다.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기대하며 KBO리그에 왔다. 야구가 더 재밌었다"라고 말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이러한 피칭이 이어진다면 팬들이 애플러의 얼굴을 좀 더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