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보통 대형 계약을 맺은 선수들의 부상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3년 전 맺은 계약 역시 보험에 가입돼 있다고 보면 된다.
토론토는 2019년 12월 FA 류현진과 4년 8000만달러에 계약하면서 매년 2000만달러(약 284억원)씩 연봉을 지급하기로 했다. 내년이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토론토 입장에서는 지난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류현진이 적어도 내년 여름까지는 던질 수 없기 때문에 해당 기간 연봉을 허공에 뿌리는 꼴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보험금으로 이를 충당할 수 있어 재정적으로 손해는 아니다.
토론토의 스토브리그 소식을 전하는 '블루제이스 핫스토브'에 따르면 토론토 구단은 류현진이 부상 기간에 받을 연봉을 모두 보험금으로 보전받을 수 있다. 물론 보험금을 수령하는 시점은 부상자 명단(IL) 등재 기간이 종료되고도 한참 지나야 한다.
토론토 팬매체 블루제이스 네이션은 지난 29일(한국시각) '지난 6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을 마감한 류현진은 내년 후반기 돌아올 가능성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토론토를 위해 이미 마지막 공을 던졌다고 보는 게 맞다'고 했다. 토론토에서는 더이상 실전 마운드에 오를 일이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보험금 지급은 IL 등재 후 2개월이 경과돼야 실행될 수 있다. 즉 류현진의 내년 연봉 2000만달러 전부가 계약 기간 내 충당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또다른 언론 스포츠넷도 최근 '토론토는 계약이 끝날 때까지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다. 2023시즌이 끝난 뒤에야 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류현진의 내년 연봉은 사치세 부과 대상에 '당연히' 포함된다. 류현진의 연봉 2000만달러를 보험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해도 구단 재정상 지출 항목으로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블루제이스 핫스토브는 '사치세 부과를 원치않는 토론토가 전력 보강을 위해서는 이번 오프시즌 돈을 쓸게 아니라 내년 여름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움직이는 게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류현진 영입에서 시작된 토론토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가 이번 겨울 FA 시장에서는 주춤해질 것이라고 본 것이다. MLB.com도 '토론토는 2019~2020년과 같은 재정적 여유가 없다. 이전보다 트레이드를 통한 로스터 보강이 필요한 이유'라며 '토론토는 1~2명의 굵직한 선발투수가 필요하고, 선발 뎁스도 두텁게 해야 한다'고 했다.
토론토는 올시즌 강팀들이 몰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뉴욕 양키스에 이어 2위에 오르며 포스트시즌 진출, 자신감을 다시 확신했다. 이제는 월드시리즈를 겨냥해도 된다는 꿈에 한껏 부풀어 있다.
올시즌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고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한 존 슈나이더 감독과 '3+1년' 계약을 한 토론토는 다수 매체의 언급대로 선발진 보강이 필수적이다.
내년 선발 3자리를 사실상 확정한 케빈 가우스먼, 알렉 마노아, 호세 베리오스를 이을 믿을 만한 에이스급 투수가 필요하다. 팀내 FA 로스 스트리플링과의 재계약이 우선 과제다. FA 시장에는 제이콥 디그롬, 카를로스 로돈, 저스틴 벌랜더와 같은 거물급들이 대거 나오지만, 트레이드를 우선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류현진이 만약 내년에도 정상 가동된다면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