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인생을 바꿀 가짜 연극이 펼쳐졌다.
지난달 31일 오후 첫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커튼콜'에서는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낙원호텔의 자금순(고두심) 회장이 북한에 남겨진 아들 리영훈(김영민)과 손자 리문성(노상현)을 그리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자금순의 처절했던 월남 과정으로 첫 포문을 연 '커튼콜'. 북에서 아들을 낳고 가정을 이룬 자금순이지만 전쟁 속 남편, 아들과 생이별을 했다. 자금순을 가까스로 배에 실어보낸 남편은 "살아라 꼭 살아라. 살아남아야 한다"며 외쳤고 남편의 바람대로 혼자 남으로 넘어 온 자금순은 전쟁의 아픔을 안은 사람들에게 안식처를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낙원 호텔을 창업, 이후 한국에서 가장 전통적인 호텔 체인 낙원그룹을 완성했다.
하지만 성공과 달리 자금순은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고 낙원그룹을 향한 손자들의 상속 싸움이 시작됐다. 첫째 손자 박세준(지승현)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낙원호텔의 매각을 추진했지만 할머니 자금순의 뜻을 이어받은 셋째 손자 박세연(하지원)이 이를 저지하면서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자금순은 아들과 손자에 대한 그리움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과거 2002년 4차 가족상봉에서 자금순은 아들 리영훈과 손자 리문성을 만났고 리영훈은 일찍 세상을 뜬 아버지를 언급하며 "아버지는 어머니를 못 잊어 새장가도 안가셨다. 아버지는 마지막까지 어머니 이름 부르며 가셨다"며 남에서 새 가정을 꾸린 어머니 자금순을 원망했다. 이에 자금순은 "남편도 일찍 가고 아들 하나도 먼저 보냈다. 매일 벌받는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은 손자를, 네 아버지를 너를 잊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라고 말하며, "꼭 다시 만나자"고 손주와 약속했다.
하지만 그 다음해 아들의 사망소식을 들었고 20년이 지났다. 자금순은 "내 새끼손가락을 꼭 걸었던 그 감촉을 잊을 수가 없다. 내가 더 살아서 얼굴이라도 한 번 더 볼 수 있다면 모를까"라고 울먹였다.
자금순의 수족과 같은 정상철(성동일)은 결국 자금순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큰 판을 짰다. 그는 오랫동안 자금순의 손자 리문성의 행방을 수소문 했지만 리문성은 북에서 마약 밀수부터 청부 폭행, 납치, 살인까지 폐급 쓰레기로 막장 인생을 살고 있었던 것. 결국 정상철은 북한군 연기를 하는 유재헌(강하늘)을 선택, 유재헌에게 "나하고 연극 한 번 해볼래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크고 아름다운 무대에서"라고 제안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