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박동원(KIA 타이거즈)은 다음에도 검붉은 색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빌까.
현시점에서 가능성은 반반이다. '포수시장'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누구도 앞날을 예상하기 쉽지 않다. '최대어' 양의지(NC 다이노스)의 움직임에 따라 박동원 뿐만 아니라 유강남(LG 트윈스) 박세혁(두산 베어스) 등 FA자격을 얻는 포수들이 줄줄이 이동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말 박동원이 KIA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대부분의 시선은 '장기계약'을 향했다. KIA가 키움 히어로즈에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에 내야수 김태진, 현금 10억원까지 묶는 출혈을 감수할 정도로 안방 약점 극복에 대한 의지가 강했지만, 그만큼 장기 계약으로 박동원의 발을 묶어 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상당하다고 해석됐다. 하지만 시즌을 마친 현재까지 장기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박동원은 시즌 타율 2할4푼2리(385타수 93안타)에 그쳤으나, 18개의 홈런과 0.436의 장타율로 한방 능력을 충분히 선보였다. 포수 자리에서도 시즌 중 이적으로 투수와의 호흡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도루 저지율에서도 올 시즌 110경기 이상 뛴 포수 중 양의지(4할2푼2리)에 이은 2위(3할5푼5리)에 올랐다. 한승택 외에 마땅한 백업 요원을 찾기 어려운 KIA에 박동원은 여전히 필요한 포수다. KIA의 기본 방침은 박동원의 잔류다.
키움 시절 지명 타자 비중이 높아지기 시작했던 박동원은 KIA행 후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만족감과 선수로서의 가치는 별개의 문제. 생애 첫 FA 자격을 얻게 된 박동원에겐 포수가 금값이 될 것으로 예상된 이번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고자 할 만하다.
KIA는 나성범 양현종 박동원 영입에 총 263억원을 투자했다. 언제든 시장의 큰손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지난해 대표이사-단장-감독 동시 교체 후 모기업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어진 가운데 성적에 대한 갈증도 커졌다. 투자 여력이 충분한 모기업 지원을 등에 업고 올해도 큰손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런 흐름이 박동원과의 협상까지 그대로 적용될진 미지수. 박동원이 올 시즌 공수에서 맹활약한 것은 맞지만, 이번 시장에서 '최대어' 타이틀을 달 정도는 아니라는 점에서 KIA가 오버페이를 감수하고도 그를 붙잡을지는 불투명하다. 결국 양측 모두 당분간 시장 상황을 관망하면서 조건을 추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변화무쌍한 스토브리그에서 방침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의외의 속도전이나 또 다른 행보가 이어질 수 있다. KIA와 박동원의 행보에서 관심을 뗄 수 없는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