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신한은행 이적생 듀오 김소니아-김진영, 일단 출발이 좋다!

by

일단 어수선한 상황이었지만, 출발은 좋다.

여자 프로농구 신한은행으로 이적한 김소니아(29), 김진영(26) 듀오의 얘기다. 두 선수는 30일 인천 도원체육관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나란히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팀의 84대77 승리를 이끌었다.

김소니아는 23득점-16리바운드, 김진영은 19득점-13리바운드를 각각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여자 농구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2차 연장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승리를 낚아 냈는데, 특히 두 선수는 후반과 연장 등 승부처에서 1~2옵션 역할을 할만큼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고비 때마다 김아름 유승희 한채진 등 기존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내긴 했지만, 적어도 두 선수가 없었다면 승리를 가져오기 힘들었을 정도로 이들의 활약은 도드라졌다.

올 시즌 신한은행의 전력은 '모 아니면 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팀의 구심점이었던 김단비가 우리은행으로 FA 이적을 선택했고, 든든한 골밑 자원인 한엄지마저 역시 BNK로 FA 이적을 했다. 김단비 대신 김소니아, 한엄지 대신 김진영이 보상 선수로 유니폼을 바꿔 입으면서 아무래도 지난 시즌 3위를 차지했던 전력의 안정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에너지 드링크'라는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의 표현처럼 이적생 듀오는 자유분방함을 가진 말 그대로 '통통' 뛰는 캐릭터라 할 수 있다. 선수로는 한창이라 할 수 있는 20대 중후반의 나이에다, 체력과 탄력이 뛰어나 연장에서도 좀처럼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과감한 골밑 돌파도 이들의 시그니처 플레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들쭉날쭉 기복이 심한 특징도 공유하고 있다. 전 소속팀에서 두 선수가 중용이 됐음에도, 1옵션이라 말할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날 경기처럼 신한은행에선 분명 확장된 역할을 부여받은 상황이다. 떠난 선수들의 역할을 대체해야 하는 것은 물론 'Run and Gun'(런앤건)이라는 팀의 모토, 즉 상대팀이 수비 진영을 갖추기 이전 빠른 속공을 해야 하거나 프리스타일로 좀 더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전 소속팀 감독들과 달리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하는 신세대 젊은 감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상대팀이 박지수가 빠진 KB스타즈였기에 두 팀 모두 딱히 구심점이 없었지만, 일단 첫 단추는 잘 꿴 상황이다. 김소니아는 "선수단이 열린 마음이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된다. 수비보다는 공격적인 부분에서 더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고, 김진영은 "새로운 팀에 와서 좋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언더독'으로 평가하니 승부욕이 더 발동된다. 동료들과 손발을 더 맞추면서 실력으로 보여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