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시즌 끝나마자마자 강훈련에 돌입했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21)의 미소는 여전하다.
마무리캠프가 예년과 다르다. 투수 타자 가리지 않고 '파김치' 만들기에 열중이다.
특히 배영수 신임 투수코치와 강영식 불펜코치의 의지가 대단하다. 쉴새없이 선수들을 몰아치며 의지를 북돋고 있다.
강훈련 와중에도 '모범생'으로 꼽힌다. 최준용은 "체감상 훈련이 가장 힘들었던 게 초등학교 때다. 지금 그때만큼 힘들다"면서도 "나 자신이 하루하루 달라진다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무척 좋다. 이렇게 하드한 훈련 환영한다"며 밝게 웃었다.
'지금 아니면 언제 쉬냐'는 말에도 "올겨울엔 원래 쉴 생각이 없었다. 시즌이 끝나서 새롭게 다시 준비할 수 있어서 기분좋다. 이번엔 쉬지 않고 달릴 생각"이라며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개막 전만 해도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끝나고 나니 아쉬움만 넘쳐난다.
지난해 20홀드에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하며 롯데 불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올해는 캠프 때 선발-개막 후 마무리-김원중 복귀 후 필승조로 거듭된 보직 변경을 거쳤다. 첫 풀타임 시즌을 맞이한 체력은 녹아내렸고, 시즌 막판에는 필승조 자리조차 흔들거렸다.
특히 오락가락하는 직구 구속도 눈길을 끌었다. 140㎞ 안팎까지 떨어져 팬들을 걱정시키다가도, 다음 경기엔 다시 150㎞ 이상까지 끌어올리곤 했다.
최준용은 "다사다난했다. 여러 보직을 경험하며 많은 것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4~5월 잘할 때 더 잘하려고 여러가지 변화를 준게 실수였다. 난 괜찮다 생각했는데, 몸이 지쳐있었던 것 같다. 그 아쉬움만큼 더 준비 잘하겠다. 지금 노력한만큼 결과가 따라올 거라 믿는다."
지난 5월 갑작스럽게 1년 연기가 발표된 항저우아시안게임도 적지 않은 변수였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유력 후보로 꼽히던 선수들의 성적이 비슷한 시기에 갑자기 주춤한 이유가 있다. 최준용도 "사실 강력한 동기부여였는데…"라며 그 영향을 부인하진 않았다.
내년에도 최준용은 구승민-김원중을 잇는 필승조가 유력하다. 하지만 올해 김도규 이민석 등 만만찮은 호적수들이 등장했다. 최준용은 "내년엔 내 자리를 절대 뺏기지 않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최준용은 인터뷰에서도 모범생이다. 올해초 스프링캠프에서 목표를 묻자 '부상없이 1군 풀타임'이라고 말했을 정도.
그가 달라졌다. '목표는 크게 잡아야한다'는 배영수 코치의 질타가 있었다.
"배 코치님 말씀대로 진지하게 아시안게임을 노리려고 한다. 또 올해 (구)승민이 형이 3년 연속 20홀드 하셨으니까, 전 홀드왕을 해보고 싶다. 구종을 굳이 눌리기보단 내가 가진 직구의 장점을 잘 살려서 1년간 꾸준하게 던질 수 있으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