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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퍼, 4년전 휴스턴 유니폼 입을 뻔했다" 전 HOU 단장이 밝힌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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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월드시리즈 개막을 하루 앞두고 매우 흥미로운 사실 하나가 드러났다.

내셔널리그 신인왕과 두 차례 MVP를 석권한 필라델피아 필리스 간판타자 브라이스 하퍼가 이번 월드시리즈 상대인 휴스턴 애스트로스 유니폼을 입을 뻔했다고 한다.

MLB.com은 28일(이하 한국시각) '2018년 하퍼, 휴스턴으로 이적하다: 이 트레이드는 일어나지 않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제프 루나우 전 휴스턴 단장이 이날 지역 언론 휴스턴 크로니클과 한 인터뷰를 인용했다.

루나우 전 단장이 밝힌 4년 전 트레이드 협상 과정은 이렇다.

2018년 여름 트레이드 마감을 앞두고 루나우 단장은 워싱턴 내셔널스 마이크 리조 단장과 워싱턴 불펜투수 켈빈 에레라를 놓고 트레이드 얘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루나우 단장이 수위를 높여 하퍼를 달라고 했고, 리조 단장이 '적당한 대가'를 주면 그럴 용의가 있다고 응하면서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루나우 단장이 준비한 트레이드 카드는 아브라함 토로, 랜디 세자르, 조시 제임스, JB 부카우스카스, 켄트 에마누엘 등 휴스턴 팜 유망주 톱 랭커 5명이었다. 역대 트레이드 역사에서 이렇게 유망주를 대거 내준 사례는 없었다. 당시 루나우 단장에 따르면 양 팀은 트레이드에 합의했지만, 트레이드 카드가 언론에 구체적으로 노출된 적은 없다.

이제 남은 관문은 구단주의 승인을 받는 일. 휴스턴의 짐 크레인 구단주는 루나우 단장의 보고를 듣고 그 자리에서 'OK'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하퍼는 2010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워싱턴의 지명을 받고 신인왕을 차지한 뒤 2015년 MVP를 수상한 당대 최고의 타자였다. 우승 전력에 2% 부족하다고 본 크레인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리조 단장의 최종 답변이 미뤄지더니 루나우 단장에 전화를 걸어와 "트레이드는 없던 일로 하자"고 했다고 한다. 워싱턴 구단주가 반대한 것이다.

하퍼는 그해 타율 0.249, 34홈런, 100타점, 103득점을 올리고 FA 자격을 얻어 13년 3억2500만달러에 필라델피아와 계약을 했다.

이런 하퍼가 마침내 생애 첫 월드시리즈에 올라 자신의 팀이 될 뻔한 휴스턴을 상대로 우승에 도전한다. 하퍼는 올해 정규시즌서 타율 0.286, 18홈런, 65타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6~8월까지 두 달간 왼 엄지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 신세를 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11경기에서 타율 0.419(43타수 18안타), 5홈런, 11타점, 10득점, OPS 1.351을 올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양팀간 월드시리즈 1차전은 29일 오전 9시3분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다. 휴스턴은 저스틴 벌랜더, 필라델피아는 애런 놀라가 선발로 예고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