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토종 에이스 원태인(22).
조금 아쉽지만 의미 있는 한해였다.
아쉬움은 커리어하이를 찍은 지난해에 비해 살짝 떨어진 성적. "이강철 감독님 앞에서 힘이 들어갔던 KT전 부진으로 3.92로 마친 방어율이 아쉽다"고 했다.
지난해 첫 경험한 가을 야구 탈락도 진한 아쉬움이다.
다음달 11일 열리는 MLB 올스타 팀과의 친선경기를 위해 실전 모드를 유지하고 있는 그는 "가을야구 하고 있었다면 만들었을 몸"이라며 "내년 이 맘 때도 던져야지 하면서 몸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보람은 있었다. 2년 연속 10승 달성이다.
"많이 배웠던 해였어요. 그나마 작년 커리어하이가 우연이지는 않았다는 걸 조금이나마 스스로 증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올해 10승을 이어가지 못했다면 내년에 의문점이 생길 수 있었겠죠."
결과를 떠나 투수 원태인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시즌이었다.
체인지업 반대궤적인 커터를 장착하는 등 구종을 늘렸고, 후반기, 공격적 피칭을 강화하며 속전속결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눈을 떴다.
스피드도 최고 152㎞까지 늘렸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목 마르다.
타고난 광속구로 정상에 오른 키움 안우진 선배에 대한 부러움. 없을 수 없다.
"구속을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선발로 190이닝(196이닝) 넘게 던지면서도 매 경기 기복 없는 피칭을 할 수 있다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꾸준함을 위해 원태인은 비시즌 미국으로 향한다.
플로리다의 한 베이스볼 센터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구속을 늘리기로 했다. 다양해진 구종과 공격적 피칭. 스피드가 늘면 가히 언터처블이 될 수 있다.
"매년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고 해서 만족하는 건 아니고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두고 변화를 시도해 보려고 해요. 미국 가서 웨이트랑 필드 훈련 등을 소화 하면서 야구 선진국, 메이저리그 선수는 어떻게 운동을 하는지 그걸 좀 배워 보려고요."
타 팀 동행자가 있다. 하지만 원태인은 끝내 "동행하는 선수는 비밀"이라며 입을 다물었다.
매 시즌 진화하는 청년 에이스 원태인. 성장의 끝은 어디일까. 내년 봄, 업그레이드 버전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