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필라델피아 필리스가 1차전 선발을 애런 놀라로 낙점하면서 월드시리즈 첫 경기 선발 매치업이 확정됐다.
필라델피아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각) 오는 29일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리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로 당초 예상됐던 잭 휠러가 아닌 놀라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휠러는 지난 2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 이후 4일이 아닌 5일을 쉬고 등판하게 됐다.
필라델피아와 달리 휴스턴은 일찌감치 1차전 선발을 저스틴 벌랜더로 결정했다. 휴식을 충분히 확보한데다 다른 말이 필요없는 부동의 에이스이기 때문이다.
벌랜더는 지난 20일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솎아내는 눈부신 구위를 선보이며 3안타 1실점으로 4대2 승리를 이끌었다. 월드시리즈 1차전은 9일 만의 등판이다.
그는 앞서 지난 12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서 4이닝 10안타 6실점으로 최악의 투구를 한 바 있는데, 일시적인 현상이었을 뿐이라며 월드시리즈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벌랜더의 구속이 그의 컨디션을 말해준다. 이번 포스트시즌서 벌랜더의 포심 구속은 최고 98.5마일, 평균 95.4마일을 찍었다. MLB.com에 따르면 이는 '피치 트래킹' 시대가 열린 2008년 이후 역대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오른 39세 이상의 선발투수 16명 가운데 최고 스피드다. 월드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날 벌랜더의 나이는 39세 250일이다.
벌랜더에 이어 2013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바톨로 콜론이 91.2마일로 2위로 나타났고, 2020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애덤 웨인라인트(90.3마일), 201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팀 허드슨(90.2마일), 2019년 LA 다저스 리치 힐(89.7마일) 순이었다.
벌랜더가 이번 가을야구서 찍은 최고 98.5마일은 리그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3회초 양키스 좌타자 맷 카펜터를 루킹 삼진으로 잡을 때 몸쪽으로 던진 포심이었다. 2008년 이후 포스트시즌에서 삼진을 잡은 구종의 스피드가 97마일 이상이 나온 35세 이상의 투수는 벌랜더를 포함해 찰리 모튼, 페르난도 로드니, 빌리 와그너, 라이언 매드슨 등 5명 뿐이다. 이중 벌랜더가 카펜터를 돌려세운 직구의 구속이 가장 빨랐다.
2020년 9월 토미존 수술을 받은 벌랜더의 구속은 이후 확실히 빨라졌다. 수술 이전이던 2019년 평균 구속은 94.6마일이었다. 물론 젊은 시절의 벌랜더는 100마일 이상을 밥먹 듯 던진 파워피처였다. 피치 트래킹 이전인, 즉 스피드건에 찍힌 그의 포스트시즌 최고 구속은 23세였던 2006년 양키스와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던진 101마일이다.
벌랜더는 지난 7월 24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99.3마일로 올시즌 최고 구속을 찍었는데, 이는 2008년 이후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합쳐 35세 이상의 선발투수 중 최고 구속이다.
벌랜더의 올시즌 포심 평균 구속은 95.0마일이었다. 포스트시즌 들어서 0.4마일이 빨라진 것이다. 그만큼 불혹의 나이에도 시즌 끝까지 힘을 잃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