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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세상이 바뀐 것 같다"…이용진, MZ가 사랑하는 '차세대 국민MC'(청룡시리즈어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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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정빛 기자] 경력 지긋한 선배들의 무르익은 내공이 중요하다지만, 트렌드를 빠르게 받아들이는 젊은 피의 감각도 못지않게 기중하다. 특히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에서 '트렌디함'은 필수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방송인 이용진(37)이 예능 대부들 사이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지난 7월 열린 제1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동엽, 유재석, 강호동 등 선배들과 나란히 남자예능인상에 오른 것만 봐도, 현재 남자 예능인 세대교체 중심에 그가 있다고 관측된다. MZ 세대를 저격할 수 있는 센스, 트렌드에 빠삭한 젊은 MC. 이용진은 현재 예능가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인물이다.

사실 그가 최근 거쳐 온 콘텐츠 이력만 봐도 짐작된다. 지상파 예능에만 머물지 않고, 미디어 변화에 맞춘 행보를 보이기 때문이다. 지상파·케이블 등 방송 프로그램, 스트리밍 콘텐츠, 유튜브 등을 오가며 다채로운 콘텐츠에서 웃음과 재미를 전달하고 있다. 현재 티빙 '환승연애2', tvN '코미디 빅리그', MBC '일타강사', TV CHOSUN '아바드림', 유튜브 '튀르키예즈 온 더 블럭', '바퀴 달린 입2', '용진건강원', 네이버 NOW. '비트주세요' 등에서 남다른 입담을 펼치는 중이다.

이러한 이용진의 트렌디함이 '환승연애'에서 터진 모양새다. '환승연애'에서 센스있는 입담과 유쾌한 매력을 발산한 결과, 청룡시리즈어워즈 인기상 주인공까지 됐다. 아울러 '환승연애' 또한 청룡시리즈어워즈 예능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받아, 이용진의 진가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용진이 '환승연애'에서 남다른 통찰력을 보였던 것이 프로그램 재미를 더 했다는 평가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수상의 기쁨을 다시 추억하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이용진은 '환승연애' 인기 비결을 제작진 공으로 돌렸지만, 프로그램을 연출한 이진주 PD의 생각은 달랐다. 이 PD는 "솔직하게 임해주신 출연자들의 이야기에 시청자들이 공감해주신 것 같다. 또 이들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볼 수 있게 유도해준 이용진을 비롯한 패널분들의 역할이 컸다고 본다"고 했다.

특히 이용진의 통찰력을 거듭 강조했다. 이 PD는 "저희는 결말을 이미 알고 보는데, 이용진은 저희가 보지 못한 것을 짚을 때도 있다. 시즌1을 보면 보현씨에게 직진하는 민재씨를 보는 전 연인 코코씨 감정을 짚더라. 저희는 현장에서 촬영하고 편집하면서도 몰랐던 것이다. 그런 게 인상 깊었고, 정말 통찰력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저희를 가장 긴장시키는 사람이다. 편집을 하면서 뭔가 시청자들에게 트릭을 줘야 하는데, 이용진이 보고 놀랄까를 가장 많이 생각한다. 워낙 통찰력이 좋다 보니 이용진을 속이면 모두를 속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준이다. 시청자의 가장 선봉에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저희가 가장 신경 쓰는 시청자 카테고리에 계신 분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용진은 자신의 통찰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청개구리 같은 심보가 있다. 관찰하는 입장으로 그 방향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전제하에 얘기하게 된다. 그런데 시즌2는 정말 모르겠다. 마지막 방송이 나가야 제가 통찰력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환승연애'가 연애 리얼리티인 만큼, 아내가 이용진의 통찰력과 멘트를 어떻게 생각할지도 궁금증이 생긴다. 이용진은 "저희 아내도 '과몰입러' 중 한 명이다. 패널인 제 이야기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빨리 이들 사이에 대한 다음 내용을 궁금해하더라. 다음 주 어떻게 나오는지를 가족이어도 얘기를 잘 안 하는데, 계속 이야기해달라고 해서 얘기해주면 왜 이야기했느냐고 화내더라(웃음). 녹화하고 오는 날마다 중간에서 좀 괴롭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과거 연애사도 살짝 이어졌다. 자신이었다면 호감 있는 사람 옆에 앉았을 때 '옆에 보세요'라는 문자를 보냈을 것 같다고 언급한 것에 "그건 제가 어릴 때 자주 쓰던 플러팅이었다"며 쑥스러운듯 웃었다. 이 같은 입담이 타고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유튜브 시장 트렌드에 빠삭한 것이 이용진의 큰 강점이다.

그가 진행하는 유튜브 '튀르키예즈 온 더 블럭', '바퀴 달린 입2', '용진건강원'이 모두 성공하며 MZ세대 시청자 취향을 완전히 정조준했다. "주위 얘기를 잘 안 들어서 잘 되는 것 같다. 전 심지어 회사랑도 이야기 안 한다. 처음에 '바퀴 달린 입' 한다고 했을 때 엄청 반대했었다. 위험한 주제로 얘기하고, 도덕적으로 조금이라도 잘못된 얘기가 나오면 리스크가 있다고 보더라. 그런데 저는 요즘 시대에 왜 그게 하이리스크가 될까라고 생각했다. 일단 듣지를 않았다. 결론적으로 '잘 됐다, 안 됐다'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 MZ세대가 사랑해주는 이유는 제가 많이 제약을 안 받고 열어두는 수위의 콘텐츠인 것 같다."

이용진이 미디어 시장을 왜 잘 파악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환승연애'가 비연예인이 주가 되는 콘텐츠임에도 작품상을 수상한 것 또한 콘텐츠 변화 흐름이라고 봤다. 트렌디한 감각으로 콘텐츠계 흥행 보증수표가 된 이용진이 '차세대 국민MC'로 보여줄 활약에 기대가 모인다.

"비연예인 출연자가 나오는 예능이 어떻게 보면 스트리밍 예능 콘텐츠 중에서 1위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이건 거의 이례적인 것을 떠나 최초가 아닌가. 이번 계기로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 느낀다. 콘텐츠, 플랫폼, 보는 분들의 시선 이런 게 많이 바뀐 것 같다. 작년에 시즌1 마무리 잘하고 영광스러운 상까지 받게 됐다. 또 이번 시즌까지 사랑해주셔서 뜻깊다. 남은 회차도 잘 마무리할 것이고, 저는 다른 패널분들과 끝까지 잘 보겠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