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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왜?' 판단미스+과욕이 부른 참사, 키움 수비도 '와르르'[PO1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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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선취점 획득이 무엇보다 중요한 단기전 승부. 한 번의 실수는 치명타가 되곤 한다.

24일 잠실 플레이오프(PO) 1차전. 키움과 LG는 2회 나란히 선취점 기회를 잡았다. 키움은 2회초 1사후 야시엘 푸이그의 좌전 안타, 이지영의 중전 안타로 1, 2루 찬스를 만들었다. 좀처럼 연속 안타를 내주지 않는 LG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흔들 수 있는 절호의 찬스. 하지만 키움은 박준태 김휘집이 각각 뜬공에 그치면서 득점 찬스가 무산됐다.

LG도 2회말 1사후 주자를 쌓았다. 문보경의 중전 안타 뒤 문성주가 친 1, 2간 타구를 김혜성이 막았으나 내야 안타가 되면서 1사 1, 2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타석엔 유강남이 섰고, 키움은 내야 키스톤 콤비의 위치를 왼쪽으로 다소 치우친 수비 시프트를 시도했다. 선발 투수 타일러 애플러는 낮은 공으로 땅볼을 유도했다. 타구는 2루 베이스 오른쪽에 있던 김혜성의 글러브를 정확하게 향했다. 김혜성의 송구를 시작으로 유격수 김휘집이 2루 포스 아웃 후 1루로 송구, 타자 주자를 잡는 더블 플레이로 이닝을 마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런데 김혜성은 포구 후 김휘집을 바라보며 공을 건네려는 동작을 취하다 갑자기 2루를 향해 뛰었다. 간발의 차로 2루 포스 아웃에 성공한 김혜성은 곧바로 1루에 공을 뿌렸으나, 악송구가 됐다. 공이 뒤로 빠진 사이 3루 주자 문보경이 홈을 밟아 LG가 선취점을 얻었다.

김혜성의 포구 시점으로 돌아가면 시프트로 2~3루간 깊숙한 위치에 있던 김휘집보다는 2루와 거리가 가까웠던 것은 맞다. 하지만 김휘집은 곧 베이스 커버에 나섰고, 김혜성이 공을 토스했다면 여유롭게 더블플레이를 완성할 수 있는 타이밍이었다. 그럼에도 김혜성은 직접 2루를 밟고 1루로 던지는 쪽을 택했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 나온 명백한 판단 미스였다.

팽팽하던 승부의 균형이 깨진 뒤, 키움 수비진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3회말에도 실책 두 개로 3실점을 하면서 LG와의 간극이 벌어졌다. 6회초 야시엘 푸이그의 홈런으로 두 점을 따라붙었지만, 앞서 벌어진 간격이 너무 컸다. 판단미스와 과욕이 부른 패배였다. 큰 경기는 실책이 가른다는 것이 야구 정설이다. 그만큼 선수들이 긴장한다는 뜻이다. 부담감을 이겨내야 이긴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