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나)상호가 살살해줬으면 좋겠다." vs "멘털을 흔들겠다."
김진수(전북 현대)와 나상호(FC서울)가 자외 '썰전'을 펼쳤다.
전북 현대와 FC서울은 2022년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격돌한다. 1차전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 2차전은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1, 2차전 동률 시 승패는 연장전으로 이어진다. 연장전과 승부차기는 2차전에만 적용된다.
두 팀은 결전에 앞서 24일 대한축구협회관에서 장외 입담 대결을 펼쳤다. 시작은 차분했다. 간절한 결의가 담겨 있었다.
김진수는 "전북이란 팀이 세 대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것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리그에서도 우승하진 못했지만 최선을 다했다. FA컵 하나 남았다. 목표는 우승이다. 감독님을 비롯해 모두가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 우리가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팬들 위해서라도 꼭 우승하겠다. 전북은 언제나 우승해야 하는 팀이다. 선수들 모두가 알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나상호도 "명문 구단 전북 현대와 결승전을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기분이 좋다. 우리가 7년 만에 결승에 진출하게 됐다. 내가 주장을 하면서 7년 만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 것은 각 팀의 경계 선수, 미쳐야 할 선수를 꼽았을 때다. 공교롭게도 안익수 서울 감독은 김진수, 김상식 전북 감독은 나상호를 콕 집어 경계했다.
나상호는 "감독님이 말씀 하셨듯이 진수 형의 활약을 막아야 한다. 그를 위해선 강성진 조영욱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진수 형의 멘털을 흔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꼽았다"며 웃었다. 김진수는 "김진수는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김 감독님은 상호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상호는 (서울의) 다른 선수들이 잘한다고 하니 다른 선수들을 잘 막도록 하겠다. 상호가 나를 높게 생각해주는 것 같아서 고맙다. 그런데 미안하게도 우리 팀에선 (조)규성이가 잘 해줬으면 좋겠다. 리그 득점왕도 받았다. 대표팀에서도 충분히 활약하고 있는 선수다. 규성이가 득점을 더 많이 해준다면 우리가 경기를 쉽게 잘 가지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쉼 없이 달렸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수 십경기를 치렀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부상을 주의해야 하는 시점이다. 김진수는 "살살 할 생각은 없다. 상호가 살살 해줬으면 좋겠다. 당연히 양 팀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경기하겠지만 마지막에 웃는 팀이 전북이 될 것으로 믿는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두 팀은 FA컵에서 두 차례 격돌한 바 있다. 두 차례 모두 전북이 웃었다. 전북은 2005년 16강에서 정종관과 밀톤의 연속 득점을 앞세워 2대1로 승리했다. 전북은 분위기를 끌어 올려 우승까지 차지했다. 두 팀은 2009년에도 16강에서 마주했다. 당시에도 전북이 3대1로 승리하며 웃었다. 올 시즌 대결에서도 전북이 1승2무로 근소하게 앞서있다. 첫 번째 대결에선 두 팀이 한 골씩 주고 받으며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두 번째 대결에선 전북이 구스타보의 결승골로 1대0 승리했다. 시즌 마지막 대결에선 0대0 무승부였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