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국대 공격수' 조규성(24·전북 현대)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조규성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38라운드 최종전에서 멀티골(2골)을 폭발시켰다. 두 골을 추가한 조규성은 17호골로, 같은 시각 열린 울산 현대전에서 침묵한 주민규(32·제주)와 동률을 이뤘다. 그렇지만 조규성은 2022시즌 31경기, 주민규는 37경기를 소화, 경기수가 적은 조규성이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조규성은 생애 첫 득점왕에 등극했다. 전북은 2009년 이동국 이후 13년만에 득점왕을 배출했다.
제주전에서 맹공을 퍼붓고도 한 골 밖에 넣지 못한 조규성은 이날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득점을 노렸다. 전반 42분 첫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한교원의 슈팅이 델브리지 손에 맞으며 선언된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주민규와 한 골차. 후반 들어 조규성은 더욱 과감히 슈팅을 날렸다. 결국 결실을 맺었다. 바로우의 스루패스를 받은 조규성이 왼발 슈팅을 때렸고, 이는 오반석의 발에 맞고 그대로 인천 골망에 빨려들어갔다. 조규성은 포효하며, 득점 선두 등극을 자축했다. 전북은 이후 더욱 적극적으로 조규성에게 기회를 만들어줬지만, 끝내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전북 선수단은 경기 후 주민규의 득점여부를 체크했고,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주성'은 조규성의 득점왕 등극을 축하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조규성은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국가대표 승선 후 한층 성숙해진 조규성은 김천 상무에서 13골을 넣었다. 특유의 폭발적인 움직임에 결정력까지 더해졌다. 일본으로 떠난 무고사, 주민규와 득점 경쟁을 했던 조규성은 전북 복귀 후 기대만큼의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물론 조규성 가세 후 전북은 득점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지만, 조규성 개인의 득점포는 올라가지 않았다. 수원전 한골에 그쳤다. 그런데 막판 불이 붙었다. 제주전 득점 이후 인천전 멀티골을 쏘아올리며 대역전극에 성공했다.
"살면서 개인상을 타는 게 처음"이라는 조규성은 "이날 사실 구단에서 에스코트로 가족들이랑 같이 들어간다고 해서 부모님이 급하게 오셨다. 득점왕에 대해 조금은 포기하고 있었는데 부모님 앞에서 득점왕을 해 기쁘다. 경기 전부터 (김)진수형이 '규성이 밀어주자'고 했는데, 믿어준 팀원들에게 감사하다. 존경하는 이동국 선배 이후 전북 첫 득점왕이라고 해 더욱 기쁘다"며 웃었다.
조규성이 득점왕에 오른데 이어, 도움왕은 이기제가 차지했다. 이기제는 전날 김천 상무와의 경기에서 도움 한개를 추가해 14호 도움에 성공했다. 13개를 기록 중이던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강원FC의 김대원이 침묵하며, 개인 첫 도움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수원 구단 역사상 4번째 도움왕이다.
K리그는 이날 막을 내렸다. 순위표가 완성됐다. 울산(승점 76)이 전북(승점 73)을 넘어 17년만에 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포항(승점 60)이 3위에 오르며 2년만에 ACL 복귀에 성공했다. 인천(승점 54)은 창단 첫 파이널A행에 오르는 등 내내 돌풍을 일으키며 4위에 올랐다. 5위 제주(승점 52)와 6위 강원(승점 49)은 파이널A행에 만족해야 했다. 파이널B에서는 7위 수원FC(승점 48), 8위 대구FC(승점 46), 9위 FC서울(승점 46)이 잔류에 성공했다. 일찌감치 최하위를 확정한 성남FC(승점 30)가 강등됐고, 10위 수원 삼성(승점 44), 11위 김천(승점 38)은 K리그2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운명을 걸어야 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