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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아내도 내 은퇴 의견 존중" 이호 "해피엔딩, 난 행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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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울산 현대의 '리빙 레전드' 이 호(38)가 은퇴한다.

이 호는 23일 오후 3시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최종전을 끝으로 화려했던 20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 마지막 경기에 엔트리에 포함된 그는 전반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후 하프타임에 은퇴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2003년 울산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울산의 2005년 K리그 우승, 2011년 리그컵 우승, 2012년 아시아챔피언스 리그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 호는 제주전을 앞두고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사실 2년 전에도, 지난해도 은퇴 생각을 갖고 갖고 있었다. 은퇴를 하겠다고 이야기를 하니 덤덤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날이 다가오니 감정적인 변화가 있다"며 "난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20년 전 시작한 곳에서 우승 타이틀과 함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축구 선수로서 해피엔딩으로 끝난 것 같다"고 밝혔다.

'엘리트 코스'인 연령대별 대표팀을 거친 이 호는 국가대표로 2006년 독일월드컵과 아시안게임, 2007년 아시안컵에도 출격했다. 이 호는 울산에서 161경기에 출전, 5골-8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2021시즌을 앞두고 플레잉 코치로 울산에 복귀했다.

이 호는 "뛰고 싶은 마음은 은퇴 이후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울산에 왔을 때, 구단과 감독님께서 원하는 역할이 있었다. 선수가 아닌 스태프의 일원으로 팀의 우승을 지켜본 건, 앞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데 큰 재산과 경험이 될 것이다"이라고 웃었다.

이 호의 아내는 걸그룹 출신의 양은지다. 이 호는 "아내는 내가 어떻게 힘들게 일했는지 안다. 온전히 내 의견을 존중해줬다. 아내가 있어서 이 자리에 있다. 홀로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조해 줬다. 아내의 지지로 마음 편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호는 울산의 맏형으로서 선수단과 코치진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훌륭히 소화했다. 그는 "작년에 은퇴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팀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올해는 팀의 결과가 어떻게 됐든 마무리를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우승이 더해졌다. 난 참 운이 좋은 사람이다"며 "지금도 훌륭한 스승 밑에서 배우고 있다. 홍명보 감독님처럼 되는 게 목표와 꿈이다. 앞으로도 축구인으로서 일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은 "이 호가 과묵한 스타일인인데 어떤 말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많은 경험과 지식은 물론 지혜도 필요하다. 좋은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