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포스트시즌이 왜 '투수 놀음'인지 단 한 명의 투수에 의해 또다시 확인됐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저스틴 벌랜더가 리그챔프전 첫 경기에서 월드시리즈 진출을 위한 승리를 팀에 안겼다.
벌랜더는 20일(이하 한국시각) 홈구장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1차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3안타 1볼넷 11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4대2 승리를 이끌었다.
7전4선승제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이 시리즈를 통과한 건 185번 중 119번으로 확률이 64.3%에 이른다.
지난 12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4이닝 10안타 6실점으로 부진했던 8일 만의 등판서도 초반 불안했지만, 이내 안정을 찾고 정규시즌 그대로의 피칭으로 6이닝을 소화했다. 103개의 공을 던진 벌랜더의 직구 구속은 최고 98.5마일, 평균 95.5마일을 때렸다.
경기 후 ESPN은 '애스트로스 클럽하우스 여기저기서 "자격 첫 해 명예의 전당 입성자(first-ballot Hall of Famer)", "에이스"라는 찬사들이 들려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벌랜더와 호흡을 맞춘 포수 마틴 말도나도는 "그에게 기대했던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이다. 그가 왜 명예의 전당 회원이 돼야 하는지 잘 봤을 것"이라고 했다.
동료 투수인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는 "여러분들은 오늘 밤 명예의 전당 투수가 정말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봤을 것"이라며 "디비전시리즈에서 부진했지만, 한 주 동안 자신의 문제를 보완하고 조정하는 걸 옆에서 봤다. 투수로서, 승부사로서 그가 누구인지 많은 것을 말해준 경기였다"고 극찬했다.
호세 알투베은 "우리가 필요한 걸 정확히 해줬다. 양키스와 같은 강한 팀을 상대로 하는 시리즈에서 첫 경기는 매우 중요한데, 그걸 이기게 해줬다"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감독 역시 "그는 육체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강하다. 정신적으로 단단하다는 얘기다. 어려움에 빠졌을 때 스스로 일어나는 힘을 가졌다"고 표현했다.
벌랜더는 3회까지 3안타와 1볼넷을 내주며 1실점하는 등 좋지 않았다. 그러나 3회 1사 후부터 6회까지 11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11명 중 9명이 삼진으로 아웃됐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인 8번의 두자릿수 탈삼진 경기를 펼친 벌랜더는 포스트시즌 개인통산 219탈삼진으로 이 부문서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213개)를 제치고 1위로 다시 올라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