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개그맨 박수홍이 아내를 위해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수홍은 19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그간의 심경과 아내와의 결혼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이날 박수홍은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냐'는 김국진의 질문에 "아시잖아요. 뉴스에.."라고 담담히 답했다. 그러면서 "형수님 아버님 장례식장에서 뵈었는데 국진이 형님이 수지 형수님한테 '알지? 내 동생? 뉴스와 사회면에서 활약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이제는 예능 많이 나올 거다. 직업이 예능인인데 너무 다른 데를 많이 돌았다"며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밝혔다.
박수홍은 '언제 가장 힘이 나냐'는 질문에 "국진이 형님과 전화하면 제일 힘이 난다. 그리고 주변에 도와준 분들이 정말 많았다. 국진이 형님 비롯해서 매일 나보고 운동하고 나가서 뛰라고 한 유재석도 있다"고 답했다. 특히 박수홍은 유재석으로부터 통 큰 결혼 선물을 받았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재석이가) 무조건 결혼 선물을 해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결혼식도 안 했고, 혼인신고만 했으니까 괜찮다고 거절했는데 '형 그래도 내 마음이니까 받아'라면서 세탁기, 건조기 세트를 선물해줬다"며 "받고 나서 나도 모르게 문득문득 존칭이 나왔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또 "박경림은 명절에 내가 밥 못 먹을까 봐 추석상 차려서 초대해줘서 같이 가족들과 먹었다. 고마운 동생이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렇게 위기를 겪고 나니까 정말 좋은 점은 정말 내 편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과 내 편을 정확하게 깨닫게 해주는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혼인신고를 한 박수홍은 신혼생활에 대해 "정말 안정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사람이 성공하는 게 정말 대단한 건 줄 알았다. 근데 진짜 성공은 아침에 일어나서 눈 떴을 때 아내가 곁에 있고, 침대맡에서 자는 다홍이를 보며 잠드는 거다. 이런 게 성공인 줄 몰랐다"고 밝혔다.
23세 연하 아내를 위해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다는 박수홍은 "혼인신고만 하고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 결혼식은 못 했는데 꼭 면사포를 씌워주고 싶어서 결혼식을 준비 중이다. 크게 안 하고 정말 고마운 분들만 모셔서 작게 치를 예정"이라며 "주례 없이 하객들이 축사를 한마디씩이라도 짧게 해주는 결혼식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김국진은 "결혼식인데 부모님은?"이라며 조심스럽게 물었고, 박수홍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지만 차차 내가 풀어나갈 일인 거 같다. 시간이 해결해 줄 거다"라고 답했다.
박수홍은 이날 아내와 결혼을 결심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그는 "아내가 자기 얘기하지 말라고 했는데 진짜 대단한 친구다. 정말 의리 있다. 그 당시 내가 상황이 안 좋아서 나쁜 생각도 하고 그랬는데 아내가 없었으면 난 100% 죽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아내가 슬리퍼만 신고 달려왔다. '진짜 내가 못 따라 죽을 거 같냐'면서 '오빠 죽으면 무조건 자긴 따라 죽을 거다'라고 했다"며 "말이라도 그게 너무 고마웠다. 사람 마음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말과 리액션인데 그게 정말 고마운 사람이다"라며 아내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또한 "내가 20kg 빠질 때 아내는 20kg이 쪘다. 난 스트레스를 받으면 하나도 못 먹고, 아내는 먹어서 푸는 스타일이라서 몸무게가 비슷해졌다"며 "아내는 원형 탈모까지 생겼다. 그런데도 너무 밝다. 근데 내 앞에서는 긍정적인 척하는데 변호사님이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울면서 전화한다더라. 내가 앞으로 갚아야 한다"며 울컥했다. 이 밖에도 박수홍은 직접 의상과 메이크업을 해주고, 좋은 댓글만 골라서 보여주는 등 아내의 지극정성 내조에 거듭 고마움을 표현했다.
처가 식구들의 반대를 겪기도 했다는 박수홍은 "반대 정도가 아니었다. 세상이 날 왜곡된 시선을 볼 때였다. 장인어른이 날 만나자마자 술 좀 시키자고 하시더니 소주 마시면서 '정말 내 귀한 딸 주고 싶지 않다. 당신은 큰 도적이다'라고 하셨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근데 장인어른이 정말 주고 싶지 않은데 날 응원하는 댓글을 다 읽었다고 하시면서 '잘 살아온 거 같고, 내 딸이 자네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하고, 아내도 사람 어려울 때 버리는 거 아니라고 하니까 응원해줄 테니 잘살아 보자. 난 당신 편이다'라고 해주셨다"며 "그때부터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계속 눈물이 났다"며 힘든 시기에 자신을 받아준 처가 식구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한편 그동안 응원과 함께 올라온 미담 댓글을 보며 많이 울었다는 박수홍은 "솔직히 미화된 댓글도 있는 거 같다"면서도 "정말 사람이 힘든 순간이 오면 아주 작은 일 때문에 살아난다. 그게 단초가 돼서 살아야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누가 준 건지도 모르는데 어떤 는 집 앞에 누군가 식사를 두고 가기도 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박수홍은 이날 아내를 위한 특별한 무대를 준비했다. 김호중의 '고맙소'를 선곡한 그는 "혼인신고는 했지만, 결혼은 못 했고 뭐 하나 해준게 없다"며 "'고맙소'가 너무 내 얘기 같아서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무대에 선 박수홍은 떨리는 목소리로 아내를 향한 진심을 담아 열창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그는 "이젠 편안하게 지켜봐 주시면 앞으로는 예능에 많이 나와서 웃길 수 있으면 좋겠다. 감사한 사람들에게 갚으면서 살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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